분야별 문화인물

이육사 (李陸史)
1904~1944 / 저항시인
생애 및 업적
  •  '내 고장 七月은/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이 마을 전설이 주절이 주절이 열리고/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하늘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 단 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라고 노래하다가 이국땅 북경의 차디찬 감옥에서 생애를 마친, 그는 죽는 날까지 식민지의 절망적 상황 하에서 민족혼이 살아 있음을 온몸으로 증거하며 시의 시다움을 실천적으로 보여 준 암흑기 최대의 저항시인이자 탁월한 예술시인이다. 조선조의 대표적 유학자인 이퇴계의 14대 손으로서 뿌리 깊은 전통의 고장 안동에서 태어난 그는 국내는 물론 일본과 만주 중국 대륙을 전전하면서 오로지 항일 독립 운동에 신명을 바쳤다.



     그가 길지 않은 40 생애에 무려 십여 차례나 일제에게 피검 투옥되는 등 참혹한 고통 속에 시달리다가 끝내 이국의 감옥에서 비참한 최후를 마쳤다는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도 민족의 가슴에 비장한 슬픔을 불러일으킨다. 더구나 그러한 역경과 시련을 겪으면서도 그가 끝까지 굴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그러한 참담한 고통을 극복하려는 치밀한 노력을 계속하는 가운데 이것을 절제된 형식과 조탁된 언어로써 탁월하게 형상화할 수 있었던 놀라운 정신적 저력은 숭고한 감동마저 심어 준다. 특히 그의 시혼이 투쟁 정신과 저항 정신으로 치열하게 불타오르면서도 명상의 탄력성과 유연성을 보여 주고 있으며, 아울러 서정적 심미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은 값진 일이 아닐 수 없다.


     그의 생애와 문학이 문학사에 남겨 준 의미는 그가 바람직한 시인의 길이 어떠한 것이며 참된 시가 어떠해야 하는가를 실천적으로 보여 준 데서 드러난다. 그는 무려 열일곱 차례나 영어의 고초를 겪으며 중국의 대륙을 표랑하면서 감옥에서 생애를 마쳤다. 그러나 그의 시는 생경한 이데올로기의 나열이나 전투적 구호로 일관되어 있지 않다. 그는 투사로서의 길이 바로 시인으로서의 길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분명한 깨달음을 보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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