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별 문화상징

단군
선정취지 및 필요성
  • 단군은 민족의 시조로 여겨지는 역사-신화적 인물로서 국가 및 민족 단위의 위기에 봉착하여 정체성을 묻거나 새로운 통합을 시도할 때마다 강력하게 요청되었던 살아 있는 역사적, 신화적, 종교적 원형이라 할 수 있다. 과거뿐만 아니라 현재까지도 남한뿐만 아니라 북한에서도 여전히 실재의 사실성과 허구성에 대한 긴장이 지속될 정도로, 그리고 학술 및 이념 차원을 넘어선 신앙 및 의례의 형태로 표출되면서 종교 간 갈등의 핵으로 등장할 정도로 단군은 거국적, 거족적 문화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역사적 배경 및 상징물의 의미
  • 단군에 관한 기록은 고려시대 문헌을 통해 정착하였다. 일연이 지은『삼국유사三國遺事』와 이승휴의『제왕운기帝王韻紀』는 고조선을 개국한 단군의 존재가 기원의 측면에 있어서 하늘로부터 연원하는 신성한 존재이면서도 종국에는 산신으로 좌정한 초월적인 존재임을 공통적으로 시사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부분에서는 차이를 드러내기도 한다. 특히 단군의 표기에 있어『삼국유사』는 종교적, 의례적 공간의 성격을 지닌 “壇(단)”을 사용하는가 하면, 『제왕운기』는 신단수와 관련된 박달나무의 뜻을 지닌 “檀(단)”을 사용하였다. 따라서 단군의 종교적 일체성을 강조하느냐 혹은 단군의 역사적 실체성에 호소하느냐에 따라 신화의 문헌적 근거를 달리하기도 하였다. 단군은 한국사 혹은 한국종교사를 서술하는 첫머리에 역사적 실체인 정치적인 군장으로 등장하기도 하고 혹은 민족 고유의 종교적 실체로서 선교(仙敎), 신교(新敎), 무속의 원형(단골)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단군신화는 민족적인 수난과 위기의 상황에서 민족통합의 상징과 구심체로 요청되었다. 가령, 고려 대몽항쟁기에 민족시조의 내력담으로서 단군신화가 채록되고,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이후 단군에 대한 인식이 강화되고, 한말 일제하의 국권피탈 과정에서 단군에 대한 신앙이 조직(大倧敎, 檀君敎)되었다는 점은 단군이 우리민족에게 끊임없이 근원적인 힘의 상징으로 작용하였음을 의미한다. 심지어 북한이 1990년대 들어 고고학적인 발굴을 통해 단군릉을 복원하고 이를 주체적인 상징으로 보편화하려 했던 것도 단군이 지닌 민족적인 위상을 의식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단군은 새로운 갈등을 부추기는 혹은 갈등의 한복판에 놓인 첨단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하였다. 즉 20세기 다종교 상황에서 단군을 민족 혹은 민족 신앙의 요체로 파악하는 데에는 한계와 갈등이 뒤따르기도 하였다. 특히 단군성전의 건축이나 단군상의 건립은 종교 간의 배타적인 논쟁이나 비타협적인 실력행사를 자극하는 근원이 되기도 하였다.
다른 나라의 유사 사례
  • 우리 민족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민족도 세련되었건 혹은 단순하건 간에 그들 나름의 시조(始祖) 신화 혹은 국조(國祖)신화가 있기 마련이고, 이를 적극적으로 종교의례화한 경우도 있다. 가령, 일본의 천조대신(天照大神) 신화나 그에 따른 신앙, 그리고 로마의 로물루스신화 등도 비견할 만하다. 특히 단군신화를 언어학적, 고고학적 설명을 통해 고대 근동의 신화, 특히 가나안신화(엘, 바알, 케렛→환인, 환웅, 단군)에 견주기도 하지만, 논리와 방법에 있어 무리한 측면이 발견된다. 다만, 중국 산동성(山東省)의 무씨사당(武氏祠堂) 석실에 있는 화상석(畵像石)의 묘사는 단군신화의 스토리전개와 비유된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기도 한다.
기대효과
  • 단군은 민족의 통합력을 부여할 수도 혹은 또 다른 종교적 갈등을 초래하게 할 수도 있는 살아 있는 뜨거운 신화이다. 단군이 지닌 상징성을 복원하면서도 이것이 한국의 다종교 상황에서 갈등을 자극하지 않는 세련된 현대의 상징으로 승화된다면, 그리 낯설지 않게 우리는 고대에 단군의 상징이 지녔던 단군의 통합적이고도 보편적인 정신세계를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문화사업 및 비영리 분야에서의 활용방안
  • 세대, 지역, 종교 등에서 비롯된 다름과 갈등의 흐름을 지양시키는 통합의 캐릭터로 단군을 문화화 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여러 매체를 통해 그리스-로마신화가 어린 세대에게 1차적인 호기심과 지적인 자극물이 되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외국의 신화와 달리 전승의 부재로 인해 이야기 전개와 구조가 단출한 측면이 있지만 현대적인 상상력과 종교적 직관을 겸비하여 고대적이고 낯 설은 단군의 이미지를 현재화하고 특정인 혹은 특정 종교 세력의 전유물이 아닌 민족구성원 전체의 상징으로 일상화되어야 할 것이다.
참고자료
  • 『삼국유사』 『제왕운기』 윤이흠 외,『단군, 그 이해와 자료』, 서울대학교 출판부, 1994. 이은봉 편,『단군신화연구』, 온누리, 1986. <최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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