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탐미

한식.탐미 5편 - 지속가능한 미식, 비건다이닝
등록일2022-02-08 조회수1985
한식.탐미(探美.耽味)

인류 역사 상 ‘가장 잘 먹고 사는 시대’를 살지만, 건강한 삶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볼 것을 요구받는 시대에 사는 현대인들의 식탁에 ‘녹색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그 가운데 오로지 제철채소만 다루는 사찰음식을 경험한 이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사찰 음식을 배우면서 삶의 태도를 돌아보게 되었다”고 말이다. 종교를 떠나 ‘먹는다는 행위’ 자체에 대하여 깨달음을 찾는 밀레니얼들은 사찰음식에 관심이 높다. 세계 3대 요리학교로 꼽 히는 르 꼬르동블루 런던캠퍼스 정규 과정에 ‘한국의 사찰음식’이 포함됐을 만큼, 우리 가 아는 것보다 창의적이고 무궁무진한 요리의 세계인 사찰음식은 동시대에 가장 핫한 관심을 받고 있는 비건 요리이다.

지속가능한 미식과 발효 음식

꽃과 맑은 바람이 조용히 흐르는 산사는 자연의 맑은 기운을 받으며 몸과 마음을 정화 하기 좋은 장소이다. 또한 건강하게 생산된 제철의 식재료에 정성을 다해 만드는 과정 을 거쳐 완성되는 ‘사찰요리’는 세상의 자연스러운 이치를 담은 ‘계절의 맛’을 선사한 다. 연약한 채소로 차린 소박한 상차림이지만 오랜 시간 스님들의 이상과 가치에 의해 다양한 조리법으로 발전해왔기에 풍부한 맛과 멋을 지니고 있다. 무엇보다 주재료의 맛 과 향을 살리는 것이 특징으로, 각종 장과 천연 조미료를 이용해 맛을 내기 때문에 짜 거나 맵지 않다. 혀 끝을 자극하는 맛이 아니라, 깊고 강한 기운을 주는 건강한 일상 음식으로서 사찰음식이 ‘지속가능한 미식’이라고 높이 평가받는 이유다. 그 중심에는 ‘발효의 과학’이 결합된 ‘장류’가 있다. 한국 사찰에서는 발효방법을 활용해 다양한 음 식을 만들고 있는데, 여기서 생겨나는 다양한 영양소는 깊은 맛을 내는 동시에 콜레스 테롤 수치를 낮추어 준다. 또한 항암효과를 지니고 있어 각종 성인병으로부터 몸을 지 켜준다. 특히 콜레스테롤이 현저히 낮은 것이 특징인 친환경 건강음식이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말했다. “제1의 맛은 소금, 제2의 맛은 양념, 제3의 맛은 발효 맛이다. 세상은 서서히 발효의 시대로 옮아가고 있다”고. 이미 프랑스 피에르 가니에르 셰프를 비롯한 세계의 유명 셰프들이 된장, 간장, 고추장과 같은 한국의 장류를 활용한 다양한 음식에 대한 장점을 설파한바 있듯, 각종 화학조미료가 가진 폐해가 없는 천연 조미료들은 음식에 건강한 풍미감을 더하는 영양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 음식문화의 원형을 간직하고 있는 사찰음식은 천연조미료 사용과 담백한 조리법으로 만들어져 영양학적으로 조화
				와 균형을 갖춘 건강한 음식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 음식문화의 원형을 간직하고 있는 사찰음식은 천연조미료 사용과 담백한 조리법으로 만들어져 영양학적으로 조화 와 균형을 갖춘 건강한 음식으로 평가되고 있다.

숲속의 파인 다이닝 ‘템플 투 테이블(temple to table)’

한식문화 홍보 프로젝트 '한식을 탐미(探美.耽味)하는 다섯 개의 창'을 통해 선보인 ‘비 건 파인 다이닝-템플 투 테이블’에서는 제철 식재료가 가진 고유의 향과 맛을 살린 요 리와 함께 현대 공예가들의 작품을 모던하게 스타일링한 새로운 한식을 선보였다.

한국의 자연미를 그대로 간직한 자연스러움이 특징인 비정형 미가 아름다운 테이블

한국의 자연미를 그대로 간직한 자연스러움이 특징인 비정형 미가 아름다운 테이블

'템플 투 테이블'은 서울 인근 나지막한 산 입구에 위치한 작은 암자 덕암사에서 진행되 었다. 주지 스님이신 도림 스님이 자연 효모로 맛을 낸 주요한 소스인 효소로 간을 하 였고, 야채로 맛을 내는 채수 물은 모든 요리 기본 바탕이 되었다. 제철 재료가 주를 이루지만 해외에서 진행되는 것을 고려하여 현지에서 구하기 쉬운 재료들로 구성하고자 하였다.

다섯 가지의 오묘란 맛이 매력적인 오미자차와 오미자 칵테일은 웰컴 드링크인 손의 결을 가진 맑은 유리잔에 담겨 빨간 빛깔로 테이블을 환하게 밝혀주었다. 메인 요리인 배김치와 삼색 전병, 송이버섯 구이는 나무, 옹기, 청자라는 각각 다른 질감의 재료로 만들어진 커다란 접시에 놓여 중앙을 장식하였다. 개인식기는 밥과 국 그리고 김치가 반드시 있어야 하는 한국의 기본 식사에 맞춰 건강한 오곡밥과 버섯들깨탕 그리고 고 추씨 김치, 가지/호박 구이, (무슨) 나물 3가지 반찬으로 구성하였다. 조선백자를 재현 한 모던한 기물에 담아 개인별로 단아하게 세팅하였다. 한지를 모티브로 한 작은 개인 접시는 현대화된 백자로서 나누어 먹는 한국 식문화에 즐거움을 갖게 하고, 우아한 골 드빛을 발산하는 유기 수저는 숟가락을 사용하는 한국의 특별한 테이블 도구이자 항균 기능이 있는 건강한 한국공예 재료의 자랑이다. 그리고 감자 고추를 얇게 저며 좋은 햇 살에 말려 두었다가 먹을 때마다 바로 튀겨먹는 저장성 좋은 감자/고추 부각을 후식으 로 준비하였다. 긴 시간 준비하여야 하지만 짧은 시간에 조리가 가능한 건강한 패스트 푸드이다. 후식은 물고기, 꽃 등이 해학적으로 그려진 분청 합에 고이 담아 내었는데, 합은 식사가 모든 끝난 후 뚜껑을 열어 기다리는 설렘을 준다. 마지막으로 계절과일인 복숭아를 달콤한 차로 준비하여 분청병과 잔에 담에 마무리하였다. 분청은 수수하고 따 뜻한 한국적인 자연미를 갖고 있다. 테이블 곳곳에는 무심한 듯 놓인 들꽃이 장식된 유 리화병과 청자 오브제를 두어 더욱더 한국적 분위기를 자아냈다.

한국 현대 공예계를 이끌고 있는 작가들이 만들어낸 작품과 함께 모던하게 스타일링 된 새로운 한식 테이블은, 근사한 산속의 만찬을 보여주었다. 또한 테이블에 꽂아둔 들 꽃들은 산의 풍경으로 이어져, 한국의 주요한 덕목인 ‘차경’의 풍경으로 완성되었다. ‘비건’과 ‘자연’이라는 한국적인 주제는 사찰요리와 공예품을 통해서 해외에서도 정원이 나 야외공간에서 충분히 연출 및 응용해 향유할 수 있다.

도시에서 만나는 사찰음식, 템플 투 스테이(temple to stay)

국내 채식 인구 약 150만명, 완전 채식주의자인 비건 인구 50만명 시대에서 ‘속세의 비 건’으로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사찰음식’을 좀 더 가까이 접하게 만들어줄 방법 은 없을까?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은 한국식 비건푸드 ‘사찰음식’을 도시에서 만날 수 있는, 트렌디한 ‘밀키트’를 제안한다. 도심 속 한적한 여유를 찾아 즐기는 한옥 스테 이를 배경으로 진행되는 ‘템플 투 스테이’ 프로그램이다. 자연을 품은 한옥 공간으로 산 사의 음식을 연결해, 도시의 삶 속에서도 우리 몸에 대한 새로운 조화를 생각해 보게 만들어주며 심신의 고요함에 집중하는 시간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여행 중인 비건 애호가 혹은 사찰음식을 좀 더 간편하게 경험하고자 하는 여행자, 또는 국내외 가정에서 사찰음식을 경험하는 특별한 시간을 원하는 이들이 대상이다. 진공포 장된 밀키트는 누구나 어렵지 않게 조리 가능한 ‘원추리 전병’과 같은 메뉴로 제안된다. 무엇보다 간단한 메뉴이지만, 어느 부분 하나 버리는 것 없이 모두를 먹는 ‘전체식(全 體食)’을 지향하는 사찰음식의 정신을 공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식의 문화적 가치를 전달하는 ‘이야기’도 놓치지 않는다. 직접 요리하는 것에 관심이 크지만 손 쉽게 음식을 만들 수 있는 손질된 식재료 제품을 원하는 밀레니얼들은 건강과 동시에 간편함을 추 구한다는 점에 착안한 아이디어 역시 돋보인다. 몇 분 전 밭에서 뽑은 채소들로 차려지 는 신선한 밥상을 ‘일상’으로 옮겨오는 ‘투고(to-go)’ 밀키트는 현대적인 감각을 더한 비건 요리법을 전수한다.

템플투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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