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탐미

한식.탐미 2편 - 음식의 재료에서 작품의 소재로, 아트 인 한식
등록일2022-02-08 조회수1602
한식.탐미(探美.耽味)

한국의 식재료를 예술가의 시선으로 담는다면? 한국의 대표 사진가이자 세계적인 예술가로 꼽히는 구본창 작가가 한식의 재료를 사진의 소재로 작업을 진행했다. 한국 고유의 정서를 품고 있는 사물의 면면을 기품있게 포착하는 그의 예리한 시선이 바라본 한국의 식재료는 어떤 모습일까? 또한, 비대면 시대에 누구나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한식의 예술성을 감상할 수 있는 ‘디지털 갤러리’도 제안한다.

예술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재료 중심 예술사진

‘재료중심 예술사진’은 한국 동시대의 식재료를 예술가의 시선으로 기록하는 프로젝트이다. 요리 중심의 상업사진에서 벗어나 음식의 본질인 한식 재료의 물성 자체를 고찰한 예술사진으로 기록하고자 하였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진가 구본창은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인 동시에 세계적인 예술가이다. 달항아리와 탈, 민예춤 등 오랜 세월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품은 다양한 사물과 문화 면면들을 그의 작품세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소재로 꼽힌다. 그의 작품에선 사진 속 사물과 여백의 공간들이 함께 만들어내는 따뜻하고 기품있는 공기의 기운이 느껴진다. 작가는 이번 작업을 위해 먼저 12절기의 요리와 식재료에 대한 탐구를 선행하였다. 계절, 지역, 조리법의 발달 등을 담고 있는 토속적 식재료를 우리의 기본적인 정체성을 표현할 수 있는 소재로 보고, 한국인이 사랑하는 여러 식재료를 마주하고 탐구해가며 다양한 배치와 조합을 사진에 담았다.

재료 중심 인문학과 맥을 같이 하여 전통색인 오방색의 황, 청, 백, 적, 흑이라는 다섯 빛깔을 통해 식재료 자체를 해석하는데에 주목하였다. 좋은 음식을 먹는 것은 보약과도 같다며 음식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해온 한국인의 정신을 음과 양의 기운 등 오향을 의미하는 전통 오방색에 담아낸 사진 작품을 완성시켰다. 다섯 가지 기운과 방향을 담은 오방색은 혼합 없이 순수한 기본의 색이다. 작가는 다섯 가지 색상이 내포하는 함축적인 기운들을 밝고 힘 있게 끌어냈다. 우리 민족에게 가장 중요한 쌀과 소금, 백자를 통해 작가가 담아낸 백색은 조화로움이 느껴진다. 노란 빛깔의 국화와 삼, 은행은 경쾌하면서도 자유로운 느낌이, 흑빛의 김과 미역은 깊고도 검푸른 바다를 연상시킨다. 붉은 기운은 고춧가루로 표현하였으며, 푸른 쌈 채소는 율동적이면서도 회화적으로 나열하여 포착해냈다.

예로부터 개성지방에서 만들어 먹던 쌈김치는 버섯, 굴, 은행, 고기 등 산해진미가 담겨 있다. 저장기간이 짧아 특별한 날에만 먹을 정도로 귀한 음식이었다. 사진 구본창. KF006.

예로부터 개성지방에서 만들어 먹던 쌈김치는 버섯, 굴, 은행, 고기 등 산해진미가 담겨 있다. 저장기간이 짧아 특별한 날에만 먹을 정도로 귀한 음식이었다. 사진 구본창. KF006.

이에 더하여 구본창 작가가 담아낸 또 하나의 작품은 개성쌈김치이다. 한식을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김치에 대한 기록은 천삼백 년 전부터 이어져 왔고 각 지역에 따른 재료와 조리법 차이에 따라 그 종류만도 200여 가지가 넘는다. 그중에서도 작가는 개성쌈김치의 심미적 가치에 주목했다. 개성쌈김치는 이미 여러 인터뷰를 통해 스스로의 정체성을 “개성 사람”이라 말한 바 있는 작가 본인이 여전히 그리워하는 어머님의 음식이기도 하다. 이 작업을 통해 작가 자신에게는 추억의 음식이자 보는 이들에게는 익숙치 않은 새로운 김치의 모습을 소개하였다.

시간과 장소의 한계를 넘는 ‘디지털 갤러리' 제안

완성된 구본창 작가의 사진 작품과 더불어 한국 식재료의 다채로운 미감을 발견하고 예술 소재로 확장한 사진작가 3인의 작품을 전시하는 ‘재료 중심 디지털 갤러리’도 제안하였다. 코로나로 인해 전시 관람이 어려운 요즘, 비대면으로 제안한 전시는 오히려 장소의 한계를 벗어나고 시공간을 초월해 작가들이 교감한 한국의 식재료들을 마주할 수 있게 해준다. 동시대의 식재료에 애정을 갖고 폭넓은 관찰을 한 예술작품들을 통하여 관람자들은 우리 터전과 계전의 고유함이 낳은 식자재의 순수한 아름다움과 이땅을 살아가던 조상들이 남긴 지혜와 역사, 한식이 가진 앞으로의 무한한 가능성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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