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문화사전

가자미
가자미 이미지

가자미는 등이 검고 배가 흰 바닷물고기로, 몸통이 둥글납작한 모양이다. 단일종의 어족이 아니라 가자미목 가자미과에 속하는 참가자미, 가시가자미, 줄가자미, 눈가자미, 기름가자미, 호가자미, 용가자미, 돌가자미, 노랑가자미 등을 통칭하여 가자미라 한다.(서유구 저, 이두순 평역, 2015: 169쪽) 이 때문에 조선에서는 예로부터 열두 가지의 가자미가 있다고 전해져 왔다(<동아일보> 1939년 6월 24일자).

흔히 가가자미는 같은 가자미목인 넙치, 즉 광어(廣魚)와 혼동되고는 한다. 하지만 넙치와 달리 가자미는 눈이 오른쪽에 쏠려 있는 것이 특징이며, 이로 인해 우리말에서 “가자미눈을 뜬다”거나 “가자미눈을 한다”고 하면 화가 난 얼굴로 옆으로 째려보는 모습을 표현한다.
함경도에서는 ‘가재미’라고 부르는 가자미는 한자어로는 이공(李公: ?-?)의 『사류박해(事類博解)』에서는 ‘加佐味’(가좌미), ‘鰜魚’(겸어), ‘魪魚’(개어), ‘三魚’(삼어), ‘比目魚’(비목어), ‘鏡子魚’(경자어)라고 했고, 서유구(徐有榘: 1764-1845)는 『난호어목지』 「어명고(魚名攷)」에서 ‘鰈’(접)은 ‘가미’, ‘鞋底魚’(혜저어), ‘比目魚’(비목어), ‘魪’(개), ‘魼’(허), ‘鰜’(겸), ‘版魚’(판어), ‘奴屩魚’(노교어), ‘婢簁魚’(비사어)라고도 한다고 소개하였다.(서유구 저, 이두순 평역, 2015: 166쪽) 한편 조선시대에는 가자미가 많이 잡히는 땅이라 하여, 조선을 ‘접허(鰈墟)’ 또는 ‘접강(鰈疆)’이라고 지칭하였다. 그러한 사례는 세조(世祖: 재위 1455-1468) 때 명나라 황태자에게 예물과 함께 보낸 감사를 표하는 글[箋文]에서 볼 수 있다. 1459년 명나라에 강순(康純: 1390-1468) 등을 사은사(謝恩使)로 보내면서 함께 올린 글에서 세조는 “신은 삼가 마땅히 길이 접역(鰈域)의 울타리[藩籬]가 되어 항상 용루(龍樓, 황태자의 궁전)에 거듭 축수(祝壽)를 드리겠습니다”라고 하였다.(『세조실록(世祖實錄)』 세조 5년 1459년 3월 17일 기사)
여기에서의 ‘접역’이 바로 조선을 가리키는 말이다. 우리나라를 ‘접역’이라 부르는 연유가 한치윤(韓致奫: 1765-1814)과 조카 한진서(韓鎭書)가 같이 편찬한 『해동역사(海東繹史)』 「물산지」에 보인다. 여기에서는 지봉(芝峯) 이수광(李睟光: 1563-1628)을 인용하여, 비목어가 동해에서 나서 우리나라를 접역(鰈域)이라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첩(鯜)’은 『집운(集韻)』에 ‘접(鰈)’으로 되어 있고, 『이아(爾雅)』에는 “동방(東方)에 비목어(比目魚)가 있으니, 나란히 하지 않으면 가지를 못한다.”고 하였는데, 지금 세속에서는 접(鰈)을 가자미[加佐魚]라고들 한다고 하여, 접, 비목어, 가자미가 같은 것임을 설명하였다.

 17세기 조선의 시인이었던 이응희(李應禧: 1579-1651)는 이러한 동방의 가자미를 두고 아래와 같은 시를 지어 『옥담시집(玉潭詩集)』에 실었다. 가자미의 맛을 묘사한 그의 시에 등장하는 가자미 구이는 주로 자반가자미로 만들었던 음식이다. 가자미가 우리 동방에 흔하여 어부들이 힘 안 들이고 잡누나 금방 잡았을 땐 신선해 먹을 만하고 수레에 실으면 냄새 나 옮기기 어렵네 꼭꼭 씹으면 사슴 뼈와 같고 구워서 먹으면 얇은 껍질뿐 이 중에 사소한 맛이 있는데 오직 이 시골 늙은이가 알 뿐 有鰈東方賤 漁人捕不疲 網頭鮮可食 車載臭難移 軋嚼徒鹿骨 燔餤但薄皮 此中些少味 惟有野翁知 *이상하 역, 「가자미[鰈魚]」, 『옥담시집』(전주이씨안양군파종사회, 2009) 사실 가자미는 맛이 담백하고 살이 연하며, 비린내도 적어서 한국인들이 즐겨 먹어 온 어종이다.

가자미는 그대로 먹기도 하고, 말려 두었다 먹기도 하는데 방신영(方信榮: 1890-1977)의 『조선음식 만드는 법』(1946년)의 ‘자반 가자미 만드는 법’에 따르면, 가자미자반은 가자미를 소금에 절여두었다가 건져서 보자기에 싸서, 맷돌 같이 무거운 것으로 하루쯤 눌러 두었다가 꼬챙이에 꿰거나 채반에 널어서 바싹 말려서 만든다. 자반은 바람이 잘 통하는 데 보관했다가, 반찬이나 술안주로 쓰는데 주로 참기름을 발라 구워서 고추장에 찍어 먹거나, 지져 먹는다고 했다. 가자미는 고급 어종은 아니어서 격식을 차려야 하는 상에는 올리지 않는 음식이지만, 가자미찌개, 가자미구이, 가자미양념구이, 가자미조림, 가자미회, 가자미젓, 가자미무침, 가자미 미역국, 가자미전유어, 가자미식해(食醢) 등 다양한 방식으로 조리되어 온 식재료이다. 가자미 음식 가운데 특히 가자미식해가 향토음식으로 유명하다.

제작자
(사)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집필자
김혜숙
발행기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원연합회
저작권자
한국문화원연합회
분야
한식[식재료]
이미지출처
한국민속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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