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문화사전

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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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柚子)는 유자나무 열매로, 둥근 모양에 신맛이 난다. 조선시대에는 주로 전라도 경상도의 남쪽 해변과 제주도에서 유자가 생산되었으므로 귀하게 여겨 왕실 잔치나 사신 접대, 그리고 신하에게 주는 하사품 등으로 사용되었다(『세종실록(世宗實錄)』 「지리지」; 허균, 『도문대작(屠門大嚼)』).
하지만 공물로 올라온 유자와 과실이 정결(淨潔)하지 못하고 또 수급에도 어려움이 많아서, 세종 대에는 국가에서 중요하게 쓰이는 감자(柑子) 유자(柚子) 석류(石榴) 모과(木瓜) 등의 경우에는 아예 강화부(江華府)에 과목을 재배토록 한 기록이 있다(『세종실록』 세종 10년 12월 9일 기사). 유자는 맛에 비해 껍질 표면이 울퉁불퉁 못 생겼다. 이런 유자의 모양을 본 따서 ‘얽어도 유자’, 혹은 ‘탱자는 고와도 개똥밭에 뒹굴고 유자는 얽어도 큰 상에 오른다’ 등의 속담이 생겨났다.
이들 속담은 모두 가치가 있는 것은 조금 흠집이 나더라도 제 값어치를 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유자는 대개 음력 9월경에 수확한다. 따라서 왕실에서는 10월 종묘제사에 유자를 천신(薦新)하였고, 민간에서는 9월 9일 중양절(重陽節)에 유자화채를 만들어 먹는 풍습이 있었다. 홍석모(洪錫謨: 1781-1857)의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따르면, 유자화채는 꿀물에 잘게 썬 배와 유자, 석류를 넣고 잣을 띄워서 마시는데, 가을철 시절음식(時食) 뿐 아니라 제사에도 쓴다고 하였다.

이외에도 유자를 이용해 만드는 음식으로 유자정과와 유자단자, 그리고 유자차 등이 있다. 유자정과와 유자단자는 비교적 고급음식에 해당되는데, 빙허각이씨(憑虛閣李氏: 1759-1824)가 쓴 『규합총서(閨閤叢書)』에 만드는 법이 모두 기록되어 전한다. 유자정과는 주재료로 유자 껍질을 쓰는 것이 특이한데, 손질한 유자 껍질을 얇고 납작하게 저며 살짝 데친 후 꿀에 조려낸다. 유자단자는 유자를 이용해 만든 떡을 말한다. 유자껍질을 잘 말려 가루로 만든 후 얇게 썬 곶감과 찹쌀가루, 꿀을 넣고 반죽하여 강정 찌듯이 찐다. 그런 다음, 가운데에 꿀 섞은 밤소를 넣고 먹기 좋게 잘라 팥고물을 묻혀 먹는다. 반면, 유자차는 『산림경제(山林經濟)』를 비롯하여 『농정회요(農政會要)』, 『박해통고(博海通攷)』,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 등 여러 문헌에 만드는 법이 적혀 있을 만큼 보편적인 음료다. 생유자와 배를 얇게 저며 꿀물에 재어 두었다가 잣을 뿌려서 마시는데, 특히 술독을 푸는 데 좋다고 한다.

제작자
(사)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집필자
양미경
발행기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원연합회
저작권자
한국문화원연합회
분야
한식[식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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