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문화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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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떡은 잔치나 제사 때의 대표적인 음식일 뿐만 아니라 별식이나 간식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떡이 우리나라에 언제부터 만들어 먹기 시작하였는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원시농경의 시작과 함께 행해진 것으로 추측된다. 우리나라 최초의 곡물요리는 곡물을 연석에 갈아서 분쇄한 다음 옹배기에 담고 물을 부어 가열한 죽이었으나, 당시의 토기는 오늘날처럼 단단하지 못하여 죽이 될 때까지 장시간 가열하면 토기의 흙냄새가 죽에 옮겨져 맛이 나쁘게 되므로 시루가 생겨남에 따라 곡물을 시루에 찌게 된 것으로 추측된다.

떡에 관한 최최의 자료로 『삼국사기』를 보면, 유리왕조의 “병(餠)을 물어 잇자국을 시험한즉 유리의 잇금이 많은지라 군신들이 유리를 받들어 임금으로 모셨다.”라는 내용도 잇자국이 선명하게 남을 수 있는 인절미나 절편과 같은 친떡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삼국유사』 <가락국기>에는 “조정의 뜻을 받들어 그 밭을 주관하여 세시마다 술·감주·떡·밥·차·과실 등 여러 가지를 갖추고 제사를 지냈다.”라고 되어 있어 떡이 제수로 쓰였음을 알 수 있다. 이후 고려, 조선, 근대에 이르기까지 떡에 관한 자료는 많으며, 지역에 따라, 가문에 따라, 목적에 따라서 다양한 떡이 오늘날에도 만들어지고 있다. 

<이 떡은 누구 떡>, <정월초하룻날 거지가 된 며느리들>는 떡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떡은 누구 떡> 이야기는 떡 한 그릇을 놓고 내외가 말하지 않는 사람이 떡을 먹기로 했다. 도둑이 들었는데 두 사람이 모두 말을 하지 않자 도둑은 마음 놓고 물건을 훔쳐간다. 보다 못한 할머니가 말을 하자 남편은 이겼다며 떡을 먹었다는 내용이다. 

<정월초하룻날 거지가 된 며느리들> 이야기는 떡에 관한 이야기이다. 예전 부잣집에서는 설떡을 종류별로 했다. 찹쌀떡, 멥쌀떡 그리고 모시잎 떡을 했는데, 찰떡은 귀한 손님, 멥쌀떡은 보통 손님, 그리고 모시잎떡은 거지들에게 주었다. 그런데 한 집에서는 할머니가 자기 친정집 사람이 오면 찹쌀떡을 주고, 시가쪽 사람들이 오면 주지 않았다. 그것을 못마땅하게 여긴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친정에 간 사이 자기 집안의 며느리들이 오자 찹쌀떡을 내주었다. 할머니가 와서 찹쌀떡을 찾자 거지에게 주었다고 말해 졸지에 그 며느리들은 정월초하루부터 거지가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구술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이 떡은 누구 떡>
옛날에 인제 가정살이 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내외가 있었는데 이웃에. 이웃에 제사를 지내고 밤에 음식을 가져왔거든. 밥을 가져 왔단 말야. 밥을 가져왔는데, 밥을 이만 대접에다 가져왔는데, 나물하고 편은 따로 가져왔는데, 그래 두 영감 마누라 사는데 영감이 뭐라 하니
“저 할머니 저 반 갈라 먹세.”
“그라자.”
그리고 이제 저 다 먹었다. 편이가 송편이 똑 있는데 요만한 송편이 안 있어. 송편 한 개가 있거든. 이느무거 가지고 자 이제 그 말짱한 송편인데 입에, 한 입에 여면 이제 할머니 땜에 그러지 못하고 할머니도 한 입에 열라 하니 영감 땜에 안되고 가지고 이제 어이 할 도리 있나. 둘이 연구를 했어.
“이 사람아 그럴 거 없이 내기를 하세요.”
“뭔 내기를?”
“우리 내기를 하세.”
“내기는 무슨 내기로.”
“그러면 우리가 입을 꼭 물고 말하면 못 이기고 말 안 하는 사람이 떡을 먹게 되니.”
“아구 영감 좋으시다.”
그래 꼭 참고 있다. 서로 말 안 한다. 그래 참 끙 그래 놓으니 입봉을 했거든. 말 안하고 있다. 그러니꼔 그러한 반 삼경 있다 닭이 운단 말이지. 그러니껜 도둑이 하나 들어왔어. 도둑놈이, 도욱놈이 그 뭐 물건 훔치러 왔거든. 도둑놈은 분명 왔는데, 영감도 알고 할머니도 안다. 도둑을 봤는데 서로 말을 하면 원이 그 떡을 못 먹게 되니 그래 꼭 참고 있다. 도둑이 가만 생각해보니
“내 참 옳게 왔다. 당달봉사라 눈을 붕 뜨고 말도 안한다.”(청중: 웃음)
이래하여 이눔 거기 논 다 갖고 뒤뚱 짊어지고 나선단 말야. 할머이가 이리
“으이구 영감아 영감아 도둑 다 맞아도 말을 안 하나. 으구으구 영감.”
“어구 뭐 할마시야 그래야 내 떡을 먹지.”
말들어 보소. 도둑 다 맞고, 하하하.(청중 : 이겼다 이겨) 이기긴 이겼는데 도둑 다 뺏겨 버리고 그렇게 지독한 사람도 있어요. 

<정월초하룻날 거지가 된 며느리들> 
옛날에는, 설에 떡을 해 묵을라(먹을려고) 쿠몬(하면), 저~ 여름을로 해입는 여름옷, 모시 옷 그걸…. 이런 디서 인자 모시로 숭거(심어) 가지고, 그걸 인자 벳기(벗겨) 가이고, 껍디기 벳기삐고, 그리 가이고 옷을 해 입는 기거덩. 그 잎삭을 몰라(말려) 놨다가 그 설에 떡을 해 묵어여.
설에 떡을 해 묵는디, 없는 집이는 없인께, 할 수없이 그만 그 떡을 해묵고, 요새는 쑥이 쌔빘지마는(많지만) 그럴 때는 쑥이 없어. 쑥이 없인께 그걸 인자, 모시잎삭 허고.
밀을 언자 갈아 가이고, 옛날에는 집이서(집에서) 갈았거덩. 갈아 가지고 저~, 가릴랑(가루는) 채로 가이고 쳐 가이고, 국시(국수)로 해 묵고. 그거 껍디기 그거 허고.
또 뜨부(두부)로 허몬 뜨부 언자, 뜨부 맨드는 거, 건지기(건더기)가 비주(비지)라꼬 있거덩. 비주 하고. 그리 가이고 그걸 인자 모시떡을 해여. 모시떡을 허는디, 같이 섞어서 떡을 허는디,
〔청중: 참 맛없다. 쇠(소)도 안 묵으끼다.〕
떡을 허는디, 언자 부잿집 데는, 그럴 때는 없어가지고 얻어묵으로 오는 사람들이 정월 초하릿날 떡 얻으로 오지기(많이) 댕기거덩. 떡 얻으로 댕기몬, 떡을 언자 얻으로 오몬, 찹쌀떡은 해 가이고 특별한 손님 주고, 멥쌀 떡은 해 가이고 보통사람 주고. 쑥떡을 해 가지고, 그 언자 모시잎삭 떡은, 비주랑 지불 밀을 빻아 가루를 만든 후, 체로 쳐서 고운 가루를 만들고 남은 껍질이 붙은 부분을 말한다.
이랑 옇은 그 모시잎삭 떡은 얻어묵으로 오는 사람을 조여(줘).
〔조사자: 지불은 밀 껍데깁니까?〕
하모(그럼). 밀 껍디기로. 그리 가이 얻어묵으로 오는 사람 주는디…. 언자 한 집에, 할아부지가 엥간이(어지간히) 잘 사는디, 그 집이가 떡을 허몬, 그 세 가지 떡을 해여. 지불떡 허고, 모시잎삭떡 허고, 찹쌀떡 허고, 멥쌀떡 허고, 떡을 세 가지 떡을 해여.
〔조사자: 찹쌀떡 멥쌀떡을 전부 쑥 넣어가지고 합니까?〕
하모. 쑥을 옇어 가지고 허는디, 쑥떡을 세 가지 떡을 허는디, 그러몬 쑥떡 허고 모시떡 허고 그렇제. 찹쌀떡 허고 멥살떡 허고는 쑥떡이고, 또 지불 옇고 허는 거는 모시잎삭떡이고 그래여.
그리 허는데. 그리 가이고, 한 집이가 그 엥간이 잘 산께 세 가지 덕을 다 해여. 찰떡을 해 가이고, 장~(항상) 영감이 차라보몬(바라보면) 저거 친정집 메늘네들만 주고, 씨가집 며늘네들은 안 조여. 안 준께, 올매나 영감이 차라본께,
‘내 그슥을 안 주고, 저거 친정집 사람만 준다….’
싶어서, 허고 있더가, 하리(하루)아침에, 정월 초하릿날 할매가 뭐 헐라고 친정을 가빘어. 친정이 옆에 있어 놓은께,. 친정집에 가삐 놓은께, 친정집 가삔 새(사이)에 아이! 씨가집 메늘네들이 싹 오는 기라. 온께, 그만 할배가 그만 막, 찰쑥떡 해 놓은 걸 저거 친정집 메늘네들 줄라 쿠는 걸, 할배가 그만 싹 거머다가 그만 저거 메늘네들 조빘어(줘버렸어). 저거 며늘네들 조삐 놓은께, 그래 놓고,
“어서 묵어라. 어서 묵어라. 할매 오몬 뭐라 쿤다(한다). 어서 묵어라.”
그리서 인자 그걸 마침 묵고 난께, 아이! 할매가 와여. 그런께 인자 할매가 오몬 메늘네들이 세배로 허거덩. 세배로 허몬 세배 받고 나서, 그리 갖고 언자 메늘네들 떡을 주거덩. 그리 가이고 안청에 들어가 가지고, 그 촌에는 그 큰방, 작은방, 그 사이에 거게 칸이 한 개 있는 거, 그기 언자 안청이라 쿠거덩. 그리 가이고 들어가 가이고는 아이! 차라본께, 그만 찹쌀로 갖고 떡 해 놓은 쑥떡이 그만 없어여.
〔청중: 쑥~ 굴어 빘제(줄어들어 버렸지) 뭐. 허허허.〕
쑥~ 굴어 빘어 그만. 그래 가이고 그만 할매가,
“영감! 요(여기) 암 디 담아놓은 떡 우쨌소?”
“그기 와? 뭐이건데? 와? 거라지(거지)가 와서 조빘네.”
그리 쿠는 기라. 그런께 씨가집 메늘네들은, 그 할배 메늘네들은, 어띠기 우습운고…. 그 할매가 영감한테 이기는 할매라. 영감은 순허대(순하디) 순코, 용해 빠지고 그래 놓은께 그걸 좄다 쿠몬 굿 나끼고.
“아이! 야이 사람아! 그기 뭐인고? 내는 그슥해는 거라지로 조삤네.”
그리 쿠더란네. 그리 캐는, 그 자리서는 잇도(웃지도) 몬 허고, 잇다가는 그만 또 할매한테 굿 나끼란 말이라. 영감이 마, 잡지끼라꼬. 잡지끼라꼬 : 꾸지람을 들을 거라고. ‘잡지다’는 ‘꾸짖다’의 남해 지역말이다.
 잇도 몬고 그만 우쭈 참아 가이고, 그리 가이고 인자 나와 가이고, 어띻기 우습운고,
“우리가 정월 초하릿날부터 거라지가 됐다.”
해 가지고는 딴 집에 나와 가지고는, 네 방구석을 기고, 우습아서 앉아서 있을 수도 없고…. 막 어띠기 우습운고 네 방구석을 마, 기고 막, 그리 가이 정월 초하릿날 거라지가 돼 가 그리 기고 웃었단다.

<떡에 관한 속담>
우리 속담에 “밥 위에 떡”이라는 말이 있다. 마음에 흡족하게 가졌는데도 더 주어서 그 이상 더 바랄 것이 없을 만한 상태를 가리키는 말이다. 밥보다는 떡을 한층 맛있는 음식으로 생각하게 하는 이 속담에서 떡이 별식이었음을 알 수 있다.
“밥 먹는 배 다르고 떡 먹는 배 다르다.”고 할 정도로 떡배를 따로 찼던 우리의 생활은 “떡방아소리 듣고 김칫국 찾는다.”, “떡 줄 사람은 꿈도 안 꾸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는 속담을 낳기도 했다. 별식이며 동시에 간식이 되기도 하는 떡은 계절적으로는 가을과 겨울철에 주로 많이 해놓고 먹었다.
추수한 뒤 비가 오면 밖에 나가 일을 할 수도 없고 곡식은 넉넉하니 집안에서 떡이나 해 먹고 지낸다 하여 “여름비는 잠비, 가을비는 떡비”라고도 했다.
또한 겨울철에는 인절미를 해두었다가, 화로에 석쇠를 올려놓고 딱딱하게 굳은 인절미를 구워 조청이나 홍시에 찍어 먹었으니, 그 맛이 겨울 정취의 으뜸이며 별미였음은 말할 것도 없다. 이런 별식의 떡은 이웃과 친지와 함께 나누어 먹는 것이 풍속으로 되어 있었다.

제작자
(사)한국음식인문학연구원
집필자
(사)남도학연구소
발행기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원연합회
저작권자
한국문화원연합회
분야
한식[음식]
이미지출처
한국민속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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