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문화사전

청포도(「청포도」)
청포도(「청포도」) 이미지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 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두렴

1939년 8월 <문장>지에 발표된 이육사(李陸史: 1904-1944)의 시 「청포도」이다.

이육사는 독립운동가이자 저항 시인이다. 1933년 육사란 이름으로 시 「황혼(黃昏)」을 <신조선>에 발표하여 등단했는데, 육사란 필명은 그가 대구 형무소에 수감되었을 때 수인번호 264를 딴 것이다. 1937년 신석초, 김광균 등과 함께 시 동인지 <자오선(子午線)>을 간행했고, 1941년까지 작품을 발표했다.

독립운동을 하다 열일곱 번 이상 투옥된 것으로 알려졌고, 1943년 6월에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북경으로 압송된 후 1944년 1월 그곳에서 옥사하였다. 대표작으로는 시 「청포도」, 「절정」, 「교목」, 「광야」 등이 있다. 광복 이후인 1946년 동생 이원조가 작품을 수합하여 『육사시집』을 간행했다. 이 시는 일제강점기의 암담한 시기에 ‘청포도’라는 소재를 통해 이상적 세계가 찾아오리라는 희망을 밝고 환한 색감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청포도는 마을의 전설과 푸른 하늘을 간직하고 있는 대상이다. 그 손님과 함께 잘 익은 포도를 먹으며 두 손을 함뿍 적시어도 좋겠다고 소망하며 그러한 시간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부드러운 소망의 말씨에는 이육사의 강인한 의지가 담겨 있다. 이 시에 소재로 사용된 포도는 여름에 익어가는 과일로, 푸른 하늘, 푸른 바다, 푸른 도포와 호응하기 위해 청포도라고 한 것이다.

제작자
(사)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집필자
이숭원
발행기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원연합회
저작권자
한국문화원연합회
분야
한식[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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