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문화사전

칼국수

밀가루를 반죽하여 칼로 가늘게 썰어서 만든 국수 또는 그 국수를 소고기장국이나 닭고기장국 등에 넣고 끓인 음식을 가리킨다. 면을 썰어 국수를 만드는 조리법은 장계향(張桂香: 1598-1680)이 조선 중기인 1670년경 지은 한글조리서 『음식디미방(飮食知味方)』에 ‘절면(切麵)’이라는 명칭으로 등장한다. 여기서는 주재료로 메밀가루를 쓰고 밀가루를 연결제로 섞고 있다. 1600년대 말에 저술된 것으로 추정되는 『주방문(酒方文)』에서도 밀가루가 아닌, 메밀가루를 찹쌀 끓인 물로 반죽하였다는 내용이 있다. 즉, 조선시대의 칼국수는 메밀가루를 주로 사용하였던 것이다. 당시, 밀가루가 귀했던 탓에 밀가루 칼국수는 양반가에서나 해 먹던 귀한 음식이었다. 1800년대 말엽에 나온 저자미상의 『시의전서(是議全書)』에는 ‘밀국수’라는 음식명으로 조리법이 나와 있다. ‘밀가루를 찻되로 4되 반죽하려면 달걀을 8~9개 넣고 반죽을 하되 밀가루를 가는체에 곱게 쳐서 사용한다. 물은 보아가면서 반죽이 무르지도 되지도 않게 넣고 많이 주무른 다음 얇게 민다. 얇게 민 것을 실같이 썰어서 물이 팔팔 끓을 때 털어 넣고 삶는다. 조리 자루로 곱게 가만히 저어 주고 솥뚜껑을 잠깐 덮는다. 물이 넘으려고 하면 솥뚜껑을 열고 냉수를 조금씩 치고 건져 내어 냉수에 2~3번 씻은 다음 사리를 주먹만 하게 쥐어 놓는다. 백숙을 고아 뼈는 추려내고 고기는 찢어서 파나 부추를 넣고 양념하여 간을 맞추어 잘 끓여 닭국에 밀국수를 만다. 오이와 호박 채쳐 볶은 것과 달걀 얇게 부친 것, 석이, 고추를 모두 채쳐서 위에 얹는다. 국수반죽은 물을 넣지 않고 달걀만으로 하는 것이 좋다. 날콩가루를 곱게 쳐서 같이 반죽을 하기도 하는데 많이 넣으면 냄새가 나서 좋지 않다.’ 고 되어있다. 1921년 발간된 방신영(方信榮: 1890-1977)의 『조선요리제법 (朝鮮料理製法)』에도 ‘밀국슈’가 등장하는데 ‘밀가루를 물에 반죽하여 오랫동안 주무르고 쳐서 반죽을 매우 되게 잘 한다. 그리고 방망이로 얇게 밀어서 잘게 썰어가지고 끓는 물에 삶아내어 물을 다 빼버리고 그릇에 담는다. 그런 후에 맑은 장국을 끓여서 붓고 국수장국에 얹는 고명을 얹는다.(밀가루에 생콩가루를 절반씩 섞어서 하면 좋다.)’ 라고 하였다. 1934년 이석만(李奭萬)이 저술한 『간편조선요리제법(簡便朝鮮料理製法)』에도 위 『조선요리제법 (朝鮮料理製法)』과 거의 동일한 내용이 보인다. 이용기(李用基: 1870-1933)가 1936년 출판한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에는 ‘밀국수(小麥麪)’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양밀가루를 물에 반죽할 때에 장을 조금 쳐서 주무르고 여러 번 친 뒤에 방망이로 얇게 밀어 잘게 썬다. 밀가루를 뿌려 한데 붙지 않도록 한 뒤에 끓는 물에 삶아내어 물을 다 빼버리고 그릇에 담은 뒤에 맑은장국을 끓여 붓고 국수장국에 얹는 고명을 얹는다. 밀가루와 생콩가루를 반반 섞어 만들어도 좋다. 여름에는 깻국이나 콩국에 말아 먹으면 시원하고 좋다.’고 칼국수 만드는 법을 설명하고 있다. 한반도에서는 밀의 수확량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예전에는 국수가 특별한 날에 먹는 음식이었다. 그러므로 밀 수확이 끝나는 무렵인 음력 6월 15일 유두에 햇 밀로 칼국수와 부침을 만들어 이웃과 나누어 먹던 풍습이 있었다. 칼국수가 서민들의 일상 음식으로 자리 잡게 된 배경에는 한국전쟁 이후 구호품으로 도입된 미국산 밀가루가 있었다. 이 밀가루를 재료로 한 라면, 수제비 등 많은 음식이 급격히 보급되기 시작하였는데 칼국수도 그 중 하나였다. 정부의 분식 장려 정책에 따라 그 때까지 절대적으로 쌀에 의존하던 한국의 주식은 밀가루 음식으로 바뀌기 시작하였고 1970년대에는 소위 ‘분식의 시대’ 가 펼쳐졌다. 그리하여 그 전까지는 귀한 음식으로만 여겨져 왔던 칼국수는 싼 값으로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분식집의 대표메뉴가 되었다. 원조밀의 도입은 칼국수와 같은 귀했던 음식이 서민들의 일상 식탁에 오를 수 있는 배경이 되었다.

제작자
(사)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집필자
박경희
발행기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원연합회
저작권자
한국문화원연합회
분야
한식[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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