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문화사전

추어두부
추어두부 이미지

추어두부는 미꾸라지가 들어있는 두부를 뜻한다. 한자로는 鰍豆腐(추두부)라고도 한다. 문헌에 따르면 미꾸라지를 두부 속에 넣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살아있는 미꾸라지와 두부를 함께 끓여 뜨거운 물 속에 미꾸라지가 차가운 두부 속으로 파고들어가게 하는 방법이다. 두 번째는 순두부를 미꾸라지를 섞어 눌러 단단한 형태의 두부로 만드는 방법이다. 첫 번째 방법은 조선 후기 학자인 이규경(李圭景: 1788-?)이 19세기에 쓴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 처음 등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규경은 이를 鰍豆腐湯(추두부탕)이라 하였는데, 미꾸라지와 두부를 함께 끓여 두부 속에 미꾸라지가 박혀있는 추두부를 만든 다음 이것을 참기름에 지져 국을 끓여먹는다고 하였다. 또한 이 조리법이 경성의 반인(泮人)들 사이의 조리법이라고 하였다. 홍선표(洪選杓: 1872-?)의 1940년 『조선요리학(朝鮮料理學)』은 두부 한 모를 네 토막으로 잘라서 살아있는 미꾸라지와 함께 끓이면 국이 점점 뜨거워 견디지 못한 미꾸라지가 찬 두부 속으로 파고들어가 몸을 감추게 되는데, 이 상태로 익어버리면 미꾸라지 소를 넣은 것과 같은 ‘이상적인 음식’인 鰍湯豆腐국(추탕두부국)이 된다고 하였다. 방신영(方信榮: 1890-1977)의 1946년 『조선음식 만드는 법』은 가을철 음식으로 추탕(鰍湯)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는 일반적인 추탕이 아니라 바로 추어두붓국이다. 만드는 법은 다음과 같다. 소고기로 장국을 끓여 약간 식어서 따뜻할 때 두부를 통으로 국에다 넣고 해감 한 미꾸라지를 함께 넣는다. 그러면 미꾸라지가 찬 두부 속으로 기어들어간다고 하였다. 국에 밀가루를 풀어 넣고 풋고추와 생강을 채쳐서 한참 더 끓인다고 하였다. 1948년 손정규(孫貞圭: 1896-1955?)의 『우리음식』의 추탕도 『조선음식 만드는 법』과 비슷하다. 장국에 두부를 반으로 잘라 넣고 살아있는 미꾸라지를 넣는다. 두부는 나중에 꺼내서 적당히 썰어 넣고 고춧가루도 넣는다. 손정규는 “산 채로 국에 넣으면 두부 속으로 미꾸라지가 들어가기도 한다”라고 하였는데 미꾸라지가 두부 속으로 들어갈 것이라고 확신했던 다른 조리법 저자들보다는 자신이 없어 보인다. 두부를 만드는 과정에서 미꾸라지를 넣어 만드는 추어두부는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에 나온다. 이용기(李龍器: 1897-1933)는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1924)에서 추어탕 별법, 즉 ‘별추탕’ 조리법을 소개하였다. 별추탕은 미꾸라지를 두부와 합쳐 썰어 끓인 국으로 추어두부탕과 같은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조리법을 살펴보면 우선 해감 한 미꾸라지를 두부와 함께 큰 보자기 싸서 누른다. 그 다음 굵게 썰어 국물에 넣고 끓여 먹는다. 1981년 <매일경제>는 지역별 추어탕에 대한 기사를 게재하였는데 이중 순두부에 미꾸라지를 넣고 압착하여 두부를 만들어 썬 다음 생강, 후추를 넣고 밀가루를 풀어 걸쭉하게 끓인 것을 ‘정안(廷安) 곰국’이라 하였다(<매일경제>, 1981년 10월 5일자). 한편, 이용기는 별추탕 말미에 이규경, 홍선표, 방신영 등이 소개한 추어두부 조리법에 대한 비판을 덧붙인다. 사람들이 두부와 살아 있는 미꾸라지를 함께 넣어 끓이면 미꾸라지가 뜨거운 물을 피해 찬 두부 속으로 파고 들어간다고 하는데, 물이 뜨거워지면 곧 미꾸라지가 죽어버리니 두부 속에 들어갈 새가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우스운 일”이라고 표현한다. 이용기의 지적처럼 두부 속에 미꾸라지가 알아서 파고들어간 ‘추어두부’ 만들기에 성공했다는 사례는 현재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제작자
(사)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집필자
서모란
발행기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원연합회
저작권자
한국문화원연합회
분야
한식[음식]
이미지출처
한국민속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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