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화

잣은 소나무과의 침엽수(針葉樹)인 잣나무의 열매를 뜻한다. 한자어로는 實栢(실백), 栢子(백자), 海松子(해송자)라고 한다. 잣을 주재료로 사용하여 만든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잣을 쌀가루와 함께 갈아서 만든 잣죽이나 잣을 볶아서 엿과 섞어 굳힌 잣박산이 있다. 1700년대 홍만선(洪萬選:1643∼1715)의 『산림경제(山林經濟)』는 『고사촬요』를 인용해 잣을 첨가하여 빚은 백자주(柏子酒)도 소개하고 있다. 꼭 주재료로 사용하지 않더라도 잣은 다양한 형태로 한국음식에 널리 사용되었다. 잣을 고명으로 쓰는 경우는 잣을 온 잣 형태로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 반을 가른 비늘 잣 형태로 쓰는 경우, 그리고 다져서 가루로 만들어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통잣으로 쓰는 경우는 겉으로 보이지 않게 넣는 경우로 만두를 빚을 때 만두소에 잣 몇 알을 넣어 빚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잣솔’은 솔잎 끝에 통잣을 끼운 것을 뜻하는데 폐백음식 등에 들어가는 마른안주 종류 중 하나이다. 국물이 있는 음식에 잣을 띄우기도 한다. 통잣을 띄우는 경우도 있지만 통잣은 가라앉기 쉬우므로 반을 가른 비늘 잣을 사용하기도 한다. 잣을 곱게 다진 잣가루도 널리 사용되었다. 잣가루는 보통 고급 떡의 고명으로 사용되었다. 또한 음식에 고명이나 양념으로 첨가하거나 초장 등의 양념에 넣어 맛을 더하는 용도로 사용하기도 하였다. 일제강점기 시기 가장 유명한 요리책 저자들인 방신영(方信榮: 1890-1977)과 이용기(李龍器: 1897- 1933)는 본인들의 요리책에서 잣가루 만드는 법을 별도의 항목으로 작성하였다. 1924년 출판된 이용기의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은 잣가루에 만드는 법을 설명하면서 잣가루를 잣소금이라 하였다. 이는 깨를 곱게 빻은 것을 깨소금이라 하는 것과 같은 방법의 조어(造語)이다. 이용기는 깨소금을 뿌리는 음식에 대신 잣가루를 뿌리면 맛이 훨씬 더 좋지만 잣가루가 비싸기 때문에 많이 못쓰는 것이라 하였다. 방신영의 『조선 음식 만드는 법』(1946)도 잣가루 만드는 법을 별도로 기술하였는데, 이에 따르면 잣가루는 특수한 나물이나 초장, 잡채, 육회에 쓰인다고 하였다. 한편, 방신영은 잣이 없으면 낙화생, 즉 땅콩으로 대신해도 된다고 하였다. 반면 이용기는 땅콩과 잣과 함께 섞어 쓰는 방법에 대해 ‘비용을 아끼려고 생각해낸 방법’이라고 하였다.
- 제작자
- (사)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 집필자
- 서모란
- 발행기관
-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원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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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문화원연합회
- 분야
- 한식[식재료]
- 이미지출처
- 한국민속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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