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문화사전

오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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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자(五味子)는 전국적으로 산지(山地)에 널리 분포되어 있는 오미자나무의 열매이다. 색이 붉은 이 열매는 서호수(徐浩修: 1736-1799)의 『해동농서(海東農書)』에 따르면, 짠 맛이 있으면서도 껍질과 살은 단맛과 신맛, 씨 속은 매운맛과 쓴맛이 있어 짠맛, 단맛, 신맛, 매운맛, 쓴맛의 5가지 맛이 난다 하여 오미자라고 부른다고 했다. 조선시대에는 오미자 열매를 8월에 따서 볕에 말려두었다가 음료와 음식을 만들고 약으로도 썼다. 오미자로는 오미자화채, 책면, 오미자편, 오미자다식, 오미자미음, 오미자고, 오미자주 등의 음식을 만들었는데, 오미자의 맛을 즐기거나 약성(藥性)을 얻고자 만든 것도 있지만 오미자의 곱고 붉은 색을 내려고 만든 음식도 있다. 이 가운데 오미자차(五味子茶)는 영조(英祖: 재위 1724-1776)가 목이 마를 때 간혹 마시던 차인데, 남들이 그것을 보고 소주(燒酒)를 마시는 줄 오해하여 조명겸(趙明謙: 1687-?) 역시 영조에게 술을 조심하고 경계하시라고 충언한 적이 있다.(『영조실록』 영조 12년(1736년) 4월 24일 기사) 다른 사람들이 붉은 색의 오미자차를 소주로 오해하였다고 하니, 아마도 홍소주(紅燒酒)로 착각한 듯하다. 홍소주는 왕실의 내의원(內醫院)에서 빚어 각 전에 진상하였던 술인데, 선조(宣祖: 재위 1567-1608) 때 편찬된 『의림촬요(醫林撮要)』 제13권 ‘홍소주 만드는 법[造紅燒酒法]’에 따르면 소주를 끓여서 내릴 때 먼저 자초(紫草)를 곱게 썰어서 소주 단지 속에 넣어두면, 뜨거운 소주에 자초가 우러나와 선홍색의 홍소주가 된다고 하였다. 한편 조선시대에 오미자는 또한 오늘날의 당뇨병에 해당하는 소갈병(消渴病)에 좋은 식품으로 여겨져서, 소갈병에 걸린 이들은 오미자탕을 마시고는 했다. 오미자탕은 오미자 열매를 끓는 물에 담가 우려낸 국물로 만드는데, 오미자탕을 즐겨 마셨던 인물이 성현(成俔: 1439-1504)의 『용재총화(慵齋叢話)』에 나온다. 소갈병에 걸린 최윤(崔奫)은 평소 오미자탕을 무척 즐겼는데, 그 바람에 그만 이빨이 모두 빠지고 말았다. 그러다 어느 고을을 다스리게 되었는데, 친구들은 이가 없으니 어떻게 하냐며 최윤을 놀려댔다. 그러자 평소 재미있게 말을 잘하기로 이름 난 최윤이 조정에서 자기더러 입으로 딱딱한 개암을 깨라고 하면 못하겠지만, 이빨로 군(郡)을 다스리라는 것도 아닌데 어려울 게 뭐 있겠냐고 답하였다.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배를 잡고 웃었다고 한다.

제작자
(사)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집필자
김혜숙
발행기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원연합회
저작권자
한국문화원연합회
분야
한식[음식]
이미지출처
한국민속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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