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화

순대는 동물의 창자에 소를 채워 찐 음식이다. 주로 돼지와 소의 창자를 이용하는데 개나 양고기의 창자를 이용한 순대도 문헌에 나타나고 있다. 한편, 동물의 창자를 이용하지 않아도 소를 채워서 찌는 방식을 사용하는 음식에 ‘순대’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민어부레를 사용한 어교순대, 대구를 이용한 대구순대, 가지의 속을 채워 찐 가지순대, 오징어순대 등이 있다. 조선후기 조리서에 나타나는 대표적인 순대로는 돼지 창자로 만든 돼지순대가 있다. 저자미상의 1800년대 조리서 『시의전서(是議全書)』는 이를 ‘도야지순대’라고 하였다. 『시의전서』의 도야지순대 만드는 법은 우선, 돼지의 창자를 뒤집어서 깨끗이 세척한다. 숙주, 미나리, 무는 데치셔 다지며 배추김치도 다진다. 두부를 섞고 파, 마늘, 생강, 깨소금, 기름, 고춧가루, 후춧가루와 함께 돼지피를 넣어 잘 섞어 소를 만든다. 만든 소를 창자에 채워넣고 입구를 잘 묶은 뒤 삶는다. 1830년대 최한기(崔漢綺: 1803-1877)의 『농정회요(農政會要)』에서는 돼지순대를 도저장(饀猪膓), 즉 돼지창자에 소를 넣은 음식이라고 하였다. 『농정회요』의 조리법은 다음과 같다. 돼지피에 참기름[眞油], 콩나물[豆芽], 후추[胡椒] 등을 섞어 깨끗이 씻은 돼지 창자에 넣어 삶는다. 먹을 때 초장(醋醬)을 곁들인다. 한편 『농정회요』는 돼지 창자를 씻을 때 누린내를 없애기 위해서 설탕(砂糖)을 사용한다고 하였다. 물론, 돼지창자 뿐 아니라 소창자로 만든 순대도 있었다. 1800년대 중반의 조리서인 『역주방문』은 소로 만든 순대인 우장증(牛腸蒸)을 소개했는데 연한 고기를 만두소(饅頭素)처럼 잘 다져 깨끗이 씻은 소 창자 속에 채워 넣어 삶는다. 먹을 때는 생강을 넣은 초장(醋醬)을 곁들인다고 하였다. 최근에 가장 대중적인 순대의 모습은 나타나는 순대로는 당면을 소의 주재료로 한 것으로 이름을 짓자면 당면순대라고 할 수 있다. 당면순대는 떡볶이, 김밥, 튀김 등과 함께 분식점과 노점의 대표 메뉴로 자리매김 하였다. 지역마다 지역을 대표하는 향토음식의 하나로 순대를 내세우기도 하는데, 충청남도 천안시 병천면의 병천순대와 현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의 옛 이름은 ‘백암’을 딴 백암순대가 대표적이다. 강원도 지역의 향토음식으로 오징어순대가 있는데 오징어의 내장을 빼내고 소를 채워 찐 것이다. 북한에서 출판된 요리 전집인 『조선료리전집』에는 평양의 향토음식으로 돼지순대를, 함경도 지역의 향토음식으로 함경도순대(돼지순대)와 명태순대를 소개하고 있다. 함경도순대는 돼지 창자에 삶은 분탕(당면), 돼지 피, 두부, 등으로 소를 넣어 삶은 것이며 명태순대는 명태의 내장을 꺼내고 고지(명태의 이리), 애, 쌀을 버무린 소를 채워 넣어 만든다고 하였다. 한편, 동물의 창자를 이용해 속을 채워 만든다는 점에서 한국의 순대가 외국의 소시지에 비교되기도 하였다. 현대가 되어 한국인의 해외경험이 늘어나면서 해외의 신기한 문물을 소개하는 기사가 신문 지면에 자주 등장하는데, 소시지에 대해 잘 모르는 독자들을 위해 소시지를 순대로 칭하였다. 1956년의 <경향신문> 기사에서는 독일의 주식을 감자, 순대, 빵이라고 하였으며 1960년 <경향신문>의 기사는 독일의 소시지를 ‘독일의 순대’라고 명명하며 소시지 가게를 ‘순댓집’이라고 표현하였다(<경향신문>, 1956년03월09일자; <경향신문>, 1960년11월02일자).
- 제작자
- (사)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 집필자
- 서모란
- 발행기관
-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원연합회
- 저작권자
- 한국문화원연합회
- 분야
- 한식[음식]
- 이미지출처
- 한국민속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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