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문화사전

복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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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어는 생김새와 습성이 매우 특이한 생선이다.
우선, 복어는 배를 불리는 습성이 있다. 이 때문에 배 복(腹)자와 관련 있는 글자를 써서 복어, 복, 혹은 복생선으로 불렸고, 기포어(氣泡魚)라는 한자어 이름을 갖게 되었다.

다음으로, 복어는 그 생김새와 울음소리가 마치 돼지를 닮았다 하여 하돈(河豚)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이외에도 후이(鯸鮧), 호이(餬鮧), 규어(䲅魚)라는 명칭으로도 불렸다.

복어의 종류로는 참복, 황복, 까치복, 은복 등 여러 종류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복어라 할 때는 참복을 가리킨다. 복어는 봄철 생선으로, 복사꽃 피고 보리가 익을 때 먹어야 맛이 가장 좋다고 했다(『월사집(月沙集)』).

그 맛은 진미(珍味)이나, 복어는 테트로도톡신이라는 맹독을 가지고 있어서 잘못 손질해 먹으면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 『규합총서(閨閤叢書)』에서 빙허각이씨(憑虛閣李氏: 1759-1824)는 특히, 복어의 피와 알에 독이 많다고 했다. 조선왕조실록에서도 이와 관련된 기사들을 여럿 엿볼 수 있는데, 필부(匹夫)들이 복어를 잘못 먹고 죽음에 이르거나 고의적으로 복어의 독을 음식물에 타서 독살하는 경우도 있었다(『세종실록』; 『성종실록』).

옛 글에 복어의 심장과 간, 머리는 단장초보다 독하다고 하였고, 또 복어의 간과 알이 입에 들어가면 혀를 문드러지게 하고 배에 들어가면 창자를 문드러지게 한다고 했다(서유구, 『난호어목지(蘭湖漁牧志)』). 이처럼 복어는 목숨을 내놓고 먹어야 할 만큼 위험한 물고기였지만, “육물로 소고기 맛도 무시하고 생선으로 방어도 알 바 없”을 정도로 맛이 좋았다(이덕무, 『청장관전서』).

그래서 사람들은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그 맛을 포기하려들지 않았다. 이덕무(李德懋: 1741-1793)는 이런 세태를 꼬집어 『청장관전서(靑莊館全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아, 슬픈지고 세상 사람들이여 吁嗟乎世人 목구멍 윤낸다고 기뻐들 마소 勿喜潤脾喉 떨리어라 화 어찌 이보다 크리 凜然禍莫大 두려워라 해가 유독 심하고말고 慄然害獨優 사람이 천지간에 생겨나면은 人生天地間 흐르는 물과 같이 빠른 거라오 忽如水流 어허! 백 년이 다 못 차는 몸 嗚呼百年身 잘 죽어도 오히려 서글플 텐데 考終猶或愁 어쩌자고 독소를 마구 삼키어 奈何呑毒物 가슴에다 칼날을 묻으려드나 胸藏戈與矛 잠깐의 기쁨이야 얻겠지만 雖有頃刻喜 끝내는 목숨이 끊어지는 걸 終然命忽輶 옆 사람은 혹 말리기도 하는데 傍人猶或止 제 몸 생각 어이 그리 그릇되었나 計身何太謬 조선시대 조리서와 유서류에는 복어 손질하는 법이 비교적 자세히 기술되어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 유중림(柳重臨: 1705-1771)이 쓴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와 저자 미상의 『보감녹』을 들 수 있다. 유중림에 의하면, 복어는 배를 가른 후 얼기설기 보이는 핏줄을 날카로운 칼로 모두 떼어내고, 그런 다음 아가미를 벌려 고기 살이 하나도 상하지 않게 주의하여 피를 모두 빼내야 독을 모두 제거할 수 있다고 하였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서 유중림이 가르쳐준 방식대로 복어 독을 제거하고 조리해 먹을 경우, 역시 복어 독에 중독될 위험이 있었다. 그 이유는 바로 복어 알 때문으로, 복어 알에도 독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또 복어를 먹으려면 물로 깨끗이 씻어야 하므로 “복어 한 마리에 물 서 말”이라는 옛 속담도 있다(서유구, 『난호어목지』). 비교적 안정적으로 복어를 먹게 된 때는 1960년대부터다. 이 무렵이 되면 복어를 특수식품으로 지정하여 취급 증명서를 가진 사람만이 요리를 할 수 있도록 의무화했기 때문에 비교적 안심하고 복어를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제작자
(사)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집필자
양미경
발행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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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한식[식재료]
이미지출처
한국민속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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