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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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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은 쌍떡잎식물 마디풀목 마디풀과의 한해살이풀로 한자로 표기하면 목맥(木麥) 교맥(蕎麥) 모미(牟米) 등으로 표기한다. 메밀을 언제부터 구체적으로 재배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태안 마도 해양유적에서 출토된 목간에 조 1석과 함께 메밀 3석을 운반한다는 기록을 통해 고려시대 이후에 메밀은 희귀한 곡식이 아닌 일반적 곡물이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 편찬된 농서에는 기후적 차이가 있지만 대략 입추(立秋)를 전후로 한 시기에 심고 수확시기는 절기보다는 서리가 내리기 전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는 메밀의 생물학적 특징을 잘 반영하는 기록들인데 실제로도 메밀은 파종에서 알곡이 맺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60-100일로 매우 짧은 편에 속한다. 그리고 산림경제, 증보산림경제 등의 농서에서 지적하듯이 메밀은 묵은밭에서도 잘 자라고 숲에 있는 비옥한 땅을 화전으로 만들어 재배하면 보통 수확량 보다 2배 많은 양을 수확할 수 있다고 기록할 정도로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곡물이었다. 메밀은 조선시대부터 식민지시기까지 오곡에 포함될 정도로 주요 곡물은 아니었지만 구황에 있어서 중요한 작물로 인식됐다. 그래서 조선시대 자연재해로 농사에 피해를 입은 지역을 위해 내놓은 중앙정부가 내놓는 대표적인 대책이 메밀을 심도록 지시하거나 아예 메밀 종자를 직접 주어 백성들이 심도록 하는 정책이었다. 『태종실록(太宗實錄)』을 보면 현재의 황해남도 일대인 풍해도(豊海道) 백성들이 농사에 실패했는데 이에 대한 대책으로 충청도에서 메밀 종자 3천 석을 풍해도로 옮겨 심도록 했고 현재 함경남도 일대를 가리키는 영길도(永吉道) 허천(虛川) 등지에서 서리가 내려 곡식이 말라 죽자 논을 갈아엎은 후 메밀을 심도록 했다는 기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식민지시기에도 메밀은 구황작물로서 꾸준히 호출을 받는데 1925년 7월 24일 <시대일보(時代日報)>에 실린 「수해지에 재경불능(再耕不能) 교맥, 조외무망」이란 기사에는 수해를 입은 지역에서 벼를 재배하는 것이 불가능해졌기에 오직 메밀과 조를 심어 그 피해에 대한 대책을 세웠다고 한다. 조선시대 의학체계 내에서 많은 음식이 동시에 약으로 쓰였듯이 메밀 역시 때에 따라서는 음식 보다 병을 치료하는 목적으로 사용됐다 승정원일기에 따르면 1727년 음력 11월 13일, 그해 영조의 아들인 효장세자(孝章世子: 1719-1728)와 혼인한 훗날 효순왕후(孝純王后: 1715-1751)가 되는 빈궁(嬪宮)이 얼굴에 독이 오르는 병에 걸렸다. 이 증상이 나타나자마자 약방에서는 메밀밥[木麥飯]을 지어 얼굴에 붙이도록 했다. 다음날 약방은 빈궁이 겪는 병을 풍단(風丹)으로 진단하고 그 치료법으로 태수(胎水)를 아픈 부위에 바른 후 메밀밥을 두텁게 바른 후 물수건으로 다시 묶기를 반복해야 한다고 진단했고 영조 역시 이 같은 처방을 그대로 시행하도록 허락했다. 하지만 다음날 병의 정도가 더 심해지면서 의원들은 이를 전염병의 일종인 홍진(紅疹)으로 보고 메밀밥이 아닌 다른 처방을 시작했고 결국 같은해 11월 18일 빈궁은 회복한다. 메밀은 다양한 음식으로도 쓰였는데 조선시대 기록된 조리법 중 메밀을 주재료 한 조리법은 메밀을 주로 가루로 만들어 이용하는 조립법이 많았다. 특히 메밀가루로 만드는 면류는 예전부터 현재까지 많은 사람들이 먹는 음식 중 하나이다. 음식디미방에서도 메밀가루를 이용한 면류 관련한 조리법이 남겨져 있고 식민지시기 이미 지역 음식에서 벗어나 현재는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를 매니아라고 표현하는 평양냉면도 메밀가루 반죽을 국수틀에 넣어 뽑은 면을 이용한다. 최근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막국수도 메밀가루를 이용한 대표적 면류 음식이다. 그렇다고 해서 메밀가루가 면요리에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녹두가루나 밀가루 등 다른 곡물류 등과 혼합하여 떡, 면, 산자, 만두, 과자 등의 형태로 이용했다. 가루를 이용하여 만든 면 만두 과자류 이외에도 메밀가루로 밥 술 약주 미숫가루 등의 형태로 쓰라고 기록한 조리법들도 있었다.

제작자
(사)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집필자
이민재
발행기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원연합회
저작권자
한국문화원연합회
분야
한식[식재료]
이미지출처
한국민속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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