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문화사전

각색병(궁중음식)
각색병(궁중음식) 이미지

각색병은 고임상의 음식 중 가장 높게 고이는 궁중연회에서 중요한 음식이다.
편편한 시루떡을 밑에 깔고 그 위에 여러 가지 색을 들여 작게 모양 낸 절편, 조악, 단자 등 웃기떡을 위에 올려 다양한 종류의 떡을 한 그릇에 담아 고인다. 궁중연회에서 왕과 왕족에게 많은 가짓수의 음식을 높이 고인 고임상을 올린다. 고임은 음식에 따라 높이가 다른데, 이 중 가장 높이 고이는 음식은 떡이다.

궁중에서는 고임떡을 여러 가지의 떡이라는 의미로 ‘각색병(各色餠)’이라고 한다. 다양한 종류의 떡을 한 그릇에 고여 연회상에 차린 것이다. 1795년 정조의 화성행차를 기록한 『원행을묘정리의궤(園幸乙卯整理儀軌)』에 보면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에 차린 각색병은 다음과 같다. 백미병(白米餠, 멥쌀떡), 점미병(粘米餠, 찹쌀떡), 삭병(槊餠), 밀설기(蜜雪只), 석이병(石耳餠, 석이떡), 각색절편(各色切餠), 각색주악(各色助岳), 각색사증병(各色沙蒸餠, 산승), 각색단자병(各色團子餠)의 아홉 가지 떡 종류를 1척 5촌(약 45센티미터) 높이로 고인다. 백미병은 콩과 대추, 밤이 들어간 메시루떡이고, 점미병은 대추, 밤, 말린 감이 들어가고 녹두고물을 한 찰시루떡이다.

삭병은 검정콩과 대추, 밤과 꿀이 들어간 찰시루떡이다. 밀설기는 꿀이 들어간 멥쌀과 찹쌀이 섞인 백설기떡이며, 석이병(石耳餠)은 석이, 대추, 밤, 말린밤, 잣, 꿀이 들어간 석이떡이다. 멥쌀가루에 연지, 치자, 쑥, 김 등 여러 가지 색을 들여 쪄서 친 떡이 절편이고, 찹쌀가루에 공기, 치자, 쑥, 김 등으로 색을 들여 작은 만두처럼 빚어 기름에 지진 것이 주악이다. 승검초 등 색 들여 찹쌀 반죽하여 셋이나 네발로 빚어 기름에 지진 떡이 사증병이다. 석이버섯, 대추, 밤, 쑥 등으로 색을 낸 떡이 단자병이다. 각색병은 백미병, 점미병, 삭병, 밀설기, 석이병 등 편편한 밑받침이 되는 시루떡 종류를 먼저 고이고, 그 위에 절편, 주악, 사증병, 단자병 등 색을 들여 작게 만든 웃기떡을 올리는 것이다.

연회의 규모나 상차림의 형태에 따라 각색병은 여러 떡 종류를 한 그릇에 같이 담기도 하고, 여러 그릇에 나누어 담기도 하였다. 1828년의 궁중연회를 기록한 『무자 진작의궤([戊子]進爵儀軌)』의 각색병은 한 그릇이 아닌 각색경증병(各色粳甑餠, 메시루떡 고임), 각색점증병(各色粘甑餠, 찰시루떡 고임), 각색주악 화전 양색산승(各色助岳花煎及兩色山糝)으로 나누어 여러 그릇에 담기도 했다.

제작자
(사)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집필자
이소영
발행기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원연합회
저작권자
한국문화원연합회
분야
한식[음식]
이미지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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