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화

두부(豆腐)는 콩으로 만든 대표적인 식품으로 불려서 간 콩을 짜내 콩물을 받은 다음 그 콩물을 끓인 뒤 간수를 넣어 엉긴 건더기를 단단하게 굳힌 것이다. 조선시대의 두부는 중요한 제물(祭物)중 하나였다. 때문에 나라에서 지내는 제사 때 사용할 두부를 만드는 절인 조포사(造泡寺)를 따로 두기도 하였다. 두부는 한자로 泡(포)라고 하였으며 콩 두(豆)자를 붙여 두포(豆泡)라고 하였다. 다른 명칭으로는 ‘콩으로 만든 젖이라는 뜻’의 菽乳(숙유)와 乳豆(유두)가 있다. 정약용(丁若鏞: 1762-1836)의 『다산시문집(茶山詩文集)』의 「한암자숙도(寒菴煮菽圖)」라는 시에는 산중에 눈 속에서 상아(桑鵝: 뽕나무 버섯)와 숙유(菽乳), 즉 콩의 젖을 먹는다는 구절이 나오는데, 여기서 숙유가 바로 두부를 뜻한다. 같은 저자가 쓴 『목민심서(牧民心書)』 율기(律己), 절용(節用)에 왕서(王恕, 1416년-1508)의 검소함을 나타내는 식재료 중에 유두(乳豆)라는 음식이 나오는데, 글 말미에 ‘유두란 두부(乳豆者,豆腐也)’라는 내용을 덧붙였는데 이를 통해 유두가 두부의 이칭임을 확인할 수 있다. 두부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는 중국 한나라(B.C. 202∼A.D. 220)때 회남왕(淮南王) 류안(劉安, B.C. 179- B.C. 122)이 처음 만들었다는 설이 있다. 이 이야기는 원 출처를 분명하게 밝히지 않은 채 서명응(徐命膺: 1716-1787)의 『고사십이집(攷事十二集)』 등의 18세기 농서에 등장한다. 그러나 한나라시기에 유안이 두부를 처음 만들었다는 것은 잘못된 이야기라는 지적이 있다. 유안의 두부에 관한 이야기가 처음 나오는 문헌은 송나라(960∼1279) 시기 『청이록(淸異錄)』인데, 두부가 정말 한나라 때 처음 만들어 진 것이라면 그때부터 송나라 때까지 두부나 이와 비슷한 음식이 문헌에 등장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두부의 단백질을 응고시키는 기술도 1,000여년 전에 발명하기는 어려운 기술이었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또한, 두부는 중원의 북쪽에 사는 유목민이 우유를 발효, 응고시켜 치즈와 같은 음식을 만드는 것을 보고 만들었을 것이며, 이를 토대로 두부의 탄생은 당나라(618-907)시기 이후일 것으로 보았다(주영하, 2009). 한편, 두부를 많이 먹어서 생겨서 생기는 병에 대한 처방은 1766년 유중림(柳重臨: 1705-1771)의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에서 확인할 수 있다. 두부를 너무 많이 먹어서 기(氣)가 막혀 죽게 되었을 경우에는 새로 길어온 물을 많이 먹이거나 무즙이나 행인(杏仁)을 달여 먹으면 낫는다고 하였다. 두부의 제조법이나 맛에 대한 내용은 여러 문헌에서 찾아 볼 수 있다. 허균(許筠:1569-1618)은 『도문대작(屠門大嚼)』에서 두부는 장의문 밖의 사람들이 잘 만드는데 말할 수 없이 연하다고 하였다. 1924년 출판된 이용기(李龍器: 1897- 1933)의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에서는 두부 만드는 법[造豆腐法: 조두부법]에서 상당부분을 할애하여 두부 제조시의 비위생적인 면을 지적하고 있다. 시골에서 만드는 것은 간수를 많이 치기 때문에 색상도 좋지 않고 단단하다고 하였고 서울에서 만드는 두부는 뚜껑을 덮지 않은 상태로 등겨를 풀무에 피워 때기 때문에 재가 많이 들어간다고 하였다. 또, 두부를 팔 때도 비위생적인 환경에 노출된다고 지적하였다. 두부는 그대로도 먹을 수 있지만 국, 찌개, 전골, 조림, 구이, 부침, 찜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하였다. 두부는 값이 싸고 영양이 풍부한 음식의 대명사처럼 여겨졌기 때문에 두부를 많이 먹도록 권장하기도 하였다. 1932년 <동아일보>의 기사에서는 가정 예산을 절감하기 위한 방법을 소개하면서 ‘값비싼 것만 취하지 말고 두부나 무 같은 것을 먹도록’ 권유하고 있다. 두부로 여러 요리를 만들어 먹으면 건강에도 좋고 가정경제상에도 좋은 일이라는 것이다(<동아일보>, 1932년 4월 7일자). 때문에 두부를 다루는 방법이나 두부 요리에 대한 내용의 기사가 신문에 자주 실렸다. <매일신보>의 1940년 기사에서는 식재료로서 두부를 다루는 방법에 대한 기사가 나타났는데 두부는 헤지기(부서지기) 쉬우므로 요리하기 전에 소금물에 20분 정도 담가 단단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하였다. 또 지질 때는 한번 데친 후에 지져야 맛이 있고 너무 오래 익히면 맛이 떨어진다고 하였다. 두부를 썰 때는 대나무 칼이 좋다고 하였다(<매일신보>, 1940년 02월 24일자). 한편, 1952년 <경향신문>에는 16년 동안 밥은 먹지 않고 두부만 먹고 살아온 소녀를 취재하여 절미운동의 모범적인 사례로 소개하는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경향신문>, 1952년 5월 19일자). 두부에 관한 속담으로는 ‘두부 먹다 이 빠진다’ 라는 말이 있는데, 운이 좋지 않은 사람의 경우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을 상황에서도 나쁜 일이 벌어진다는 뜻이다. ‘칼로 두부모를 자르듯 하다’라는 속담은 맺고 끊음이 정확한 상황을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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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필자
- 서모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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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야
- 한식[음식]
- 이미지출처
- 한국민속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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