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화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는 조선 후기에 홍석모(洪錫謨: 1781-1857)가 저술한 세시풍속서다. 책을 완성한 시기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책 맨 앞부분에 실린 이자유(李子有: 1786-?)의 서문이 1849년 9월 13일에 쓰인 것으로 보아 그 무렵에 완성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원래 1책의 필사본으로 전하던 것을 1911년 최남선(崔南善: 1890-1957)이 주도하던 조선광문회(朝鮮光文會)에서 활자본으로 발행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경도잡지』와 『열양세시기』를 함께 수록하였다. 『동국세시기』를 쓴 홍석모는 서울 명문가 집안인 풍산 홍씨(豊山 洪氏) 가문의 자손이다. 부친은 이조판서와 홍문관 제학을 지낸 홍희준(洪羲俊: 1761-1841)이고, 정조의 생모인 혜경궁 홍씨(惠慶宮 洪氏: 1735-1815)와도 고모 조카뻘 되는 사이였다. 이처럼 영향력 있는 집안에서 나고 자란 탓에 홍석모는 1826년에 부친 홍희준을 따라 중국 연경에 다녀올 수 있었다. 연경을 여행하면서 그는 다양한 지역의 풍속을 접하게 되었는데, 이러한 문화적 체험이 훗날 그가 『동국세시기』를 저술할 때 조선과 중국의 풍속을 비교 서술할 수 있는 안목을 키워주었던 것으로 보인다. 『동국세시기』는 정월부터 12월까지 열두 달로 구분하여 월별로 절기와 그에 따른 풍속을 적었다. 그런데 상원(上元, 정월대보름)이나 단오처럼 날짜가 분명한 것들은 모두 별도의 항목을 잡아 서술한 반면, 날짜가 분명치 않은 것들은 월내(月內)라는 항목 안에 몰아서 기술하였다. 또한 각 월별 풍속을 기술할 때에는 왕실, 양반, 서민의 순으로 실었고, 윤월(潤月)과 관련된 풍속을 정리하여 맨 끝에 수록하였다. 『동국세시기』의 서문을 쓴 이자유에 따르면, 중국은 양나라 시대에 종늠(宗懍)이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를 쓴 이래로 세시풍속서가 많이 나왔지만 조선에는 아직 한 권도 없으므로 이를 안타깝게 여긴 홍석모가 세시기를 편찬했다고 하였다. 그리고 초나라를 일컫는 ‘형초’에 빗대어 조선을 의미하는 ‘동국(東國)’이라는 말을 붙여 『동국세시기』라 명명하였다. 따라서 『동국세시기』는 ‘동국’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서울뿐 아니라 궁한 벽촌의 풍속까지 빠짐없이 수록하려 했고, 바로 이러한 점이 한양 중심의 생활풍습과 세시풍속을 적은 『경도잡지』, 『열양세시기』와 비교되는 지점이라 할 것이다. 하지만 『동국세시기』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실제로는 『경도잡지』에 실린 내용을 상당 부분 그대로 인용하고 있고, 또 조선 풍속과 중국 풍속과의 연관성을 언급하며 조선 세시풍속의 연원을 중국에서 찾으려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계를 지닌다. 또한 그는 본문에서 조선의 풍속을 설명하면서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의 기록을 자주 언급하였는데, 『동국여지승람』이 1530년(중종 25)에 완성된 것을 감안한다면 둘 사이의 시간적 거리는 약 300여 년의 차이가 있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국세시기』는 내용이 방대하면서도 상세하여 가장 대표적인 세시풍속집으로 손꼽힌다. 또한 정월부터 12월까지 절일(節日)에 먹었던 시절음식을 소상히 기록하고 있어서 조선후기 서울의 세시음식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이다.
- 제작자
- (사)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 집필자
- 양미경
- 발행기관
-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원연합회
- 저작권자
- 한국문화원연합회
- 분야
- 한식[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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