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화

함흥냉면은 함경남도 함흥지역에서 전승되는 음식으로, 다른 지역에서 냉면국수로 메밀국수를 쓰는 데 반해 함흥지역에서는 감자를 이용해 국수를 만든다. 이는 함경도의 지리적 생태적 환경이 반영된 결과로, 이 곳 산간지역의 고원지대에서 감자가 많이 재배되고 품질 또한 우수하기 때문이다. 함경도 지역에서는 집안에 경사가 있을 때 감자녹말전분으로 국수를 눌러 먹었는데, 이를 감자국수, 녹말국수, 혹은 농말국수라고 불렀다. 감자국수 만드는 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감자를 강판에 갈아서 체에 밭쳐서 건지는 따로 모아두고 물은 앙금을 가라앉힌다. 체에 걸린 건지와 감자녹말을 섞어 손바닥만하게 납작하게 빚어 찜통에 찐 후 국수틀에 넣고 눌러서 국수를 뺀다(문화재연구소 예능민속연구실, 『향토음식』). 함흥냉면은 물냉면과 회냉면 두 종류의 냉면이 있다. 먼저, 물냉면은 감자국수에 차게 식힌 고기육수를 붓고, 웃기로 돼지고기 편육, 숙주나물, 무김치, 오이채를 올린다. 더 간단하게는 감자국수를 찬 동치미국에 말고 웃기로 파김치나 갓김치를 올려서 먹기도 한다. 회냉면은 회국수라고도 불린다. 지느러미가 노란 손바닥만한 참가자미를 잘게 썰어 식초, 설탕, 고추장 양념을 넣고 새콤달콤하게 무친 뒤 감자국수에 얹어서 매콤하게 비벼먹는다. 특이한 점은 북쪽지방은 매운 음식을 많이 먹지 않는 편인데, 회냉면만큼은 유독 맵게 먹는다는 것이다. 한국전쟁 때 월남한 피난민들이 함흥냉면을 만들어 먹고 또 판매를 하게 되면서 함흥냉면이 남쪽 사람들에게 소개되었다. 그런데 남한에서는 함흥지역에서만큼 참가자미를 구하기가 쉽지 않아서 참가자미 대신 목포산 홍어를 회로 만들어 쓰기도 했다고 한다(「오장동 냉면타운 홍어회 ‘살짝’ ‘새콤달콤 매운맛」, <경향신문> 1997년 7월 10일). 신문기사에 간혹 함흥냉면을 즐기는 식도락가들의 이야기가 소개하기도 하는데, 이를 잠시 살펴보면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함흥냉면을 처음 접한 서울 사람들은 톡 쏘는 매운 맛에 한 번 놀라고, 끊어지지 않는 국수에 또 한 번 놀랐다고 한다. 그러나 함흥냉면은 해방 초기까지만 해도 입안이 얼얼할 정도로 매웠는데, 나중에는 고객들의 입맛을 살펴 차차 새콤달콤한 맛으로 변화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먹어도 먹어도 끊어지지 않는 국수를 손으로 끊어 먹은 에피소드는 비밀에 부치기로 하자(「함흥냉면」, <매일경제> 1969년 4월 2일).
- 제작자
- (사)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 집필자
- 양미경
- 발행기관
-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원연합회
- 저작권자
- 한국문화원연합회
- 분야
- 한식[음식]
- 이미지출처
- 한국민속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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