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화

보쌈김치는 절인 배추와 무에 낙지, 전복 등의 각종 해산물과 배, 밤 등 과실류 등 갖가지 재료를 함께 버무려 만든 소를 넓은 배춧잎으로 싸서 익힌 김치를 뜻한다. 보김치나 쌈김치라고도 불렸는데, 같은 시기에 쓰인 조리서라도 각기 다른 이름을 사용하였다. 만드는 방법은 대체로 유사하였고 사용하는 부재료나 양념에만 약간씩 차이가 있었다. 조자호(趙慈鎬: 1912-1976)의 1939년의 『조선요리법(朝鮮料理法)』은 이를 보쌈김치라고 불렀다. 만드는 법은 다음과 같다. 배추 줄기, 무, 생전복, 낙지, 배 밤, 굴, 미나리, 파, 마늘, 생강, 갓, 청각, 표고, 실백(잣)을 사용하며 소금과 조기젓국을 섞어서 간을 맞추고 실고추를 넣는다. 실로 보쌈김치를 동여매어 항아리에 담고 이튿날 조기젓국과 소금을 섞어 간을 맞춘 국물을 붓는다. 1957년 한희순(韓熙順: 1889-1972) 등이 집필한 『이조궁정요리통고(李朝宮廷料理通攷)』도 보쌈김치라 하였는데 고추는 실고추만 사용한 조자호와 달리 실고추와 함께 고춧가루를 사용하였다. 만드는 방법은 대체로 조자호의 방법과 유사하다. 1934년 방신영(方信榮: 1890-1977)의 『조선요리제법(朝鮮料理製法)』은 쌈김치라고 하였다. 다른 저자들이 생물 상태의 해산물만을 사용한 것과 달리, 방신영의 쌈김치에는 말린 북어를 불려서 함께 넣는 것이 특징이다. 1948년 손정규(孫貞圭: 1896-1955?)의 『우리음식』은 보김치(褓沈菜: 보침채)라 칭했는데 재료는 통김치와 같다고 하였다. 소로 절인 배추와 무, 낙지, 굴, 전복, 밤, 배를 사용하며 한 달 가량 익혀야 먹기 좋게 익는다고 하였다. 한편, 개성 출신의 아동문학가인 마해송(馬海松: 1905-1966)은 ‘보쌈김치’라는 용어에 대해서 반감을 드러냈다. 보쌈김치는 개성 본 고장의 용어가 아니며 개성에서는 ‘쌈김치’라고 한다는 것이다. 마해송은 또한 용어가 변해가면서 본래의 개성 보김치의 맛도 변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마해송, 「개성 음식은 나라의 자랑」). 마해송의 글에서 알 수 있듯이 보쌈김치는 개성(開城)지역의 것을 최고로 쳤다. 홍선표(洪選杓: 1872-?)는 1940년 『조선요리학(朝鮮料理學)』에서 개성의 보김치가 유명한데, 이는 개성배추가 통이 크고 잎이 넓어서 보김치를 만들기 좋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반면, 다른 지역의 배추는 작아서 보(褓)로 쓸 만한 잎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보김치는 배춧잎으로 고명을 보자기로 싸듯이 꼭 싸서 맛이 빠져나가지 않기 때문에 다른 김치보다 맛있다고 하였다. 북한에서 출판된 백과사전인 『조선의 민속전통』도 개성의 향토음식으로 보쌈김치를 꼽고 있다. 이 책에 따르면 개성보쌈김치 만드는 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 방법은 배추김치처럼 통배추를 2토막이나 4토막으로 갈라 갖가지 재료로 만든 소를 켜켜이 넣어 배춧잎으로 싸서 익히는 것이다. 두 번째 방법은 다른 요리책과 같이 썬 배추와 갖가지 재료를 섞어 배춧잎으로 싸서 만드는 방식이다. 이중 첫 번째 방법이 개성에서 주로 쓰인 방법일 것으로 유추된다. 다른 문헌의 개성보쌈김치 조리법에서도 이와 같은 방법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1935년 11월 15일자 <동아일보>의 기사에는 趙惠貞(조혜정)씨의 개성쌈김치 만드는 법을 소개하였다. 이 기사의 조리법은 통배추 켜켜이 소를 넣고 다시 배춧잎으로 감싸는 방식으로 『조선의 민속전통』에서 소개한 첫 번째 방법과 유사하다(<동아일보>, 1935년 11월 15일자).
- 제작자
- (사)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 집필자
- 서모란
- 발행기관
-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원연합회
- 저작권자
- 한국문화원연합회
- 분야
- 한식[음식]
- 이미지출처
- 한국민속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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