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문화사전

가자미식해
가자미식해 이미지

가자미식해는 가자미에 곡물로 지은 밥, 엿기름, 무 채, 고춧가루 등의 양념을 섞어 발효시킨 음식으로, 주로 겨울철 별미로 꼽힌다.
이 식해를 만들 때는 밥을 쓰는 게 특징이어서 함경도에서는 ‘밥식혜’라고도 하는데, 대개 조밥을 쓰지만 강원도에서는 쌀밥을 쓰기도 한다. 가자미식해를 만드는 법은 조선시대의 문헌에도 소개되어 있다. 이규경(李圭景: 1788-1863)의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는 ‘생선식해[諸魚食醢]’ 만드는 법을 소개하면서 가자미를 포함하였다.
그에 따르면, 식해는 바닷가 사람들이 많이 만들어 먹는데, 먼저 흰 멥쌀밥에 엿기름과 누룩가루를 넣고 잘 섞고 물도 몇 종지 넣어 발효시킨다. 그런 다음 가자미를 꺼내 물기를 제거하고 햇볕과 바람에 잘 말렸다가 잘게 썰어서 다시 소금과 버무려 두었다가 익은 다음에 먹으라고 하였다. 지금도 가자미식해는 강원도, 경상도 등에서 향토음식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생선이 귀하고 운반하기 힘들었던 경상남도의 산간 지방에서는 비교적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음식이어서 가자미식해를 만들어 먹었다고 한다(농촌진흥청, 2008: 437쪽). 가자미식해 그리고 이와 비슷한 조리법으로 만든 생선식해는 현재도 여러 지역에서 전해지고 있지만, 일제강점기에는 특히 함경도의 가자미식해가 유명했다. 함경도의 가자미식해는 『한국민속종합조사보고서 12-함경남북도 편』(1981 :210쪽)에 따르면, 생선과 메조밥을 섞어 만드는 ‘밥식혜’의 일종이다. 밥식혜는 동태나 도루묵으로도 만들지만, 함경도에서는 참가자미로 만든 것을 최고로 쳤다. 맛은 큰 가자미가 나아도, 식해는 대개 작은 가자미로 담갔다.

가자미식해는 먼저 가자미의 내장 등을 제거하고 칼집을 내어 소금을 뿌린 뒤 하루 정도 그늘에 두었다가 꼬들꼬들해지면, 조밥 식힌 것과 고춧가루, 마늘, 생각을 켜켜로 넣고 꼭 눌러 이틀을 둔 뒤 소금에 절여 물기를 제거한 굵게 채 썬 무와 섞어, 일주일이 지나면 먹는다. 가자미식해는 술안주로 인기가 높다고 한다. 이러한 가자미식해젓은 『한국민속종합조사보고서-향토음식 편』(1984: 214~215쪽)에도 함흥의 명산물로 나온다.
이에 따르면, 가자미식해는 얼큰하게 매우면서도 달착지근하고 산뜻한 맛이 일품인데, 12월부터 3월 초에 나는 가자미로 담아야 맛이 좋고, 꼬리 쪽에 가느다란 노란 줄이 있는 참가자미로 담그면 더욱 좋다고 했다. 만드는 법은 위에서 소개한 것과는 약간 차이가 나는데, 깨끗이 씻어서 물기를 뺀 가자미를 항아리에다 소금과 켜켜이 넣고 열흘쯤 절였다가 가자미를 꺼낸다. 먹기 좋게 자른 가자미에 좁쌀밥과 고춧가루를 넣고 버무려 항아리에서 나흘간 두었다가, 여기에 굵직하게 채 썬 무와 고춧가루와 버무린 것을 넣은 후 열흘 쯤 지나면 먹으라고 했다.

제작자
(사)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집필자
김혜숙
발행기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원연합회
저작권자
한국문화원연합회
분야
한식[음식]
이미지출처
한국민속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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