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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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구성도 사회적 가치와 규범을 모방·차용·표현함으로써 인간에게 이와 득을 가져다주어야 한다는 것이 유교적 입장이었다. 이런 건축구성이 조화를 통해 구체적으로 이루어진 상태가 건축에서의 규범미와 사회미이다. 건축은 규범미를 통해 한 사회 단위의 보편적 가치를 도울 수 있다고 믿었다. 규범성이 미의 근거 가 될 수 있는 것은 이것이

유교적 격식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로 솟을대문을 들 수 있다. 비록 문에 국한하지 않더라도 솟을대문은 전통 건축 전반에서 유교적 형식미의 대표적인 예이기도 하다. 유교적 형식미란 사회미의 한 종류로 미의 근거를 집단적 가치에서 찾는 것이다. 유교에서 인정하는 건축미는 규범적 미이다. 이것의 근거는 선(善)의 개념으로서의 미의 공통적 규칙성이다. 미도 선이라

유교 건축에서 문은 다양성보다는 격식을 주요 특징으로 갖는다. 중문처럼 아무리 작은 문도 온전한 격식을 갖추는 것을 예의로 알았다. 의성 김씨 종가의 중문을 보자. 사람 몸 하나 겨우 지나갈 크기지만 문지방 문틀 지붕을 모두 갖추었다. 어떤 경우라도 선비는 항상 의관을 정제해야 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렇게 격식을 갖추고 나니 건물 본체의 큰 몸집과도

산문은 독립성을 버리고 연속 구성의 중간을 구획하는 관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통도사 천왕문을 보자. 천왕문을 기준으로 이전과 이후로 이어지는 연속 구성의 중간 관문이다. 완전히 닫히는 문은 연속성을 가로막기 때문에 문은 개방성을 유지한다. 문은 구멍만 뚫어놓은 상태로 정의된다. 해인사 장경각의 문을 보자. 연속 공간은 압축되면서 중첩을 이룬다. 문은 중첩

대부분의 산문이 나무로 축조된 데 반해 석문도 있다. 대표적인 석문은 관촉사 해탈문이다. 기다란 직육면체 형태의 단순한 돌기둥 두 개가 석판 하나를 얹고 있는 형식이다. 기교를 최소화한 원형미가 돋보인다. 일직선으로 길게 뻗은 돌계단이 이어지며 석문의 돌 느낌을 도와준다. 관룡사 천왕문은 이와 달리 자연석 막쌓기로 지어졌다. 관촉사같은 정갈한 원형미는 없지

화암사에서는 더 특이한 방식이 쓰였다. 건물과 건물 사이에 난 틈을 문으로 활용한 젓이다 해탈문을 지나면 건물 사이로 좁은 골목길 같은 통로가 만들어져 있다. 이 골목길도 또 하나의 문이다. 골목길 문을 통해 대웅전이 저 멀리 조금 모습을 보인다. 이 누하를 통해 대웅전을 살짝 보는 것과 유사한 방식이다. 명암의 대비를 통한 극적 효과를 노린 점도 유사하다

건물을 문으로 이용하는 처리도 한국 전통 건축만의 독특한 문 처리 방식이다. 누하진입은 그 대표적인 예이다. 누각 밑 낮은 천장을 지나다보면 저절로 머리를 숙이게 된다. 종교적 목적으로 이것을 의도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숨통 같은 구멍으로 빛과 함께 보여지는 대웅전은 불교적 절정을 민들이 주는 절묘한 건축적 장치임에 틀림없다.

인공물을 이용하여 상징적으로 문을 처리한 예들도 있다 옥천사 대웅전 앞마당을 보자. 당간지주 한 쌍이 문을 상징하며 서있다 대웅전에 이르는 관문을 하나 더 둔 처리이다. 대웅전에 대한 집중도를 높여 주는 기능을 한다. 대웅전 앞마당으로의 진입이 우회 진입이기 때문에 당간지주는 길목을 막고 서 있는 형국이다. 반드시 이 사이로 지나야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

통도사 대웅전 통편 문은 뛰어난 공예미를 보여 주는 것으로 이름나 있다. 격자문과 빗살문을 겹쳐 놓은 형식으로 짜인 문살의 각 교차점마다 꽂이 새겨져 있다. 꽃은 연꽃, 국화, 개념적인 꽃 등 세 종류인데, 국화꽃을 새긴 중앙의 수직 장살을 기준으로 다른 종류의 꽃을 새긴 장살을 좌우 대칭으로 배치하고 문살 전체를 국화꽃으로 둘러썼다. 대웅전 건물에는 이

먼저 내소사 꽃살문을 살펴보면 대웅보전 전면에 모두 8개의 빗꽃살문이 설치되어 있다. 지금은 단청이 벗겨져 화려함을 잃었지만 옛 장인의 숨결과 아름다운정취가 아직도 남아 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왼쪽에서 세 번째 문과 여섯 번째 문이다. 아래 부분에 10 여 개의 꽃봉오리 그 위쪽에 활짝 핀 꽃들이 배치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일정한 크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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