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백과
막사발
선정취지 및 필요성
- 막사발은 청자나 백자, 분청사기 등에 비하면 문화사적으로 저평가되어왔다. 근자에 일본의 막사발 중시가 역으로 전달되면서 막사발에 대한 재인식이 퍼진 것은 사실이나 아직도 막사발은 우리 도자사에서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막사발은 그 자체만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바, 이를 한국문화의 상징으로서 백자나 분청 못지않게 재평가해야할 시점이다.
역사적 배경 및 상징물의 의미
- 막사발의 ‘막’은 허투루 쓰는 저급의 물품이란 개념이 반영되어있다. 막노동, 막걸리 등의 ‘막’이 의미하는 바 하급적 속성을 지닌다. 막사발은 고급스러운 청자나 백자와 달리 일반 서민들이 생활 속에서 쓰게끔 그야말로 막 만들어낸 그릇이다. 때로는 밥그릇으로, 막걸리 잔으로, 심지어는 개밥그릇으로까지 쓰였다. 그러나 막사발이 하급적 속성을 지녔다고 하여 당대의 도공이 지녔던 예술적 심미안까지 하급으로 보면 아니 될 것이다. 비록 용도는 막사발로 만들어졌으나 도공은 당대적 심미안을 가지고 심혈을 기울이면서 그릇을 만들어나갔으며, 이는 당대의 도자예술이 올라선 최고의 미학을 보여준다. 막사발이 높은 평가를 받게 된 것은 이웃 일본을 통해서다. 임진왜란을 거치면서 16세기경에 막사발들이 일본으로 건너갔다. 특히 경남 일대의 막사발들이 다량으로 넘어갔으며 도공도 끌려갔다. 임진왜란은 문화전쟁이라 불릴 정도였으니, 당시에 일본은 제대로 된 도자기를 만들지 못하고 있었으며 조선의 도자 및 도공에 관한 관심은 가히 심각하였다. 당대에 조선의 도자기는 마치 보물처럼 느껴졌으며 실제 거래에서도 높은 가격을 받았다. 막사발은 소박하면서도 단아하고 품격 있는 예술미로 인하여 그네들의 관심을 끌었다. 조선출정 번주나 사무라이들을 중심으로 조선의 그릇에 대한 열풍과도 같은 관심이 퍼져나갔으니 이도다완(井戶茶碗)은 훗날에 아예 일본국보로 지정된다. 일본 교토 다이도쿠샤(大德寺)의 막사발이 국보로 지정된 것을 비롯하여 수많은 막사발이 보물, 혹은 문화재, 아니면 명품으로 인정되고 있다. 막사발은 평범하면서도 파란(波瀾)이 없고 꾸밈이 없다. 그런데 우리가 유의해야할 것은 막사발이란 명칭에서처럼 생활자기로 만들어졌던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막사발이 예술적으로 하급인 것은 전혀 아니란 점이다. 막사발 중에는 사찰에서 승려들이 쓰던 품격 높은 찻사발도 있고, 저자거리에서 국밥그릇으로 쓰던 사발도 있으며, 사대부들 집안에서 쓰던 사발도 있다. 따라서 막사발이란 명칭만 가지고 하대할 일이 아니며 그 품격의 예술사를 재 조망할 일이다.
다른 나라의 유사 사례
- 살림살이용으로 구워낸 사발은 외국에도 있다. 그러나 텅빈듯하면서도 꽉 차고, 평범하면서도 뛰어난 막사발의 미학적 가치는 세계도자사에 내놓아도 그 독창성에서 손색이 없다.
기대효과
- 중국은 막사발축제를 개최하면서 세계에서 막사발종주국으로 각인되길 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조건에서 막사발을 문화상징으로 지정함으로써 대내외적으로 한국의 문화상징으로 자리매김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문화사업 및 비영리 분야에서의 활용방안
- 막사발은 그릇하나만 가지고도 국제적 문화벤처가 가능한 물건이다. 일본인의 경우, 막사발에 쏟는 열정과 관심은 가히 폭발적이다. 막사발의 재현은 물론이고 이의 대 시민적 교육, 국제적 네트워크, 판매유통을 통한 막사발의 세계화 등 막사발을 둘러싼 미래적 가치는 무궁무진하다. 특히 끊겨버린 생활자기로서의 전통이 복원된다면 막사발은 시민 다중의 식탁에 오르게 될 것이며, 그러할 경우에 막사발의 미래적 문화자원가치는 무한할 것이다.
참고자료
- 이연철,『막사발』,답게,1999 정동주,『조선의 막사발, 천년의 비밀』,한길아트,2000 <주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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