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백과
직지심체요절
선정취지 및 필요성
- 현전하는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 인쇄본으로 우리 민족이 지녔던 최고의 인쇄술과 문화적 긍지를 상징한다.
역사적 배경 및 상징물의 의미
- 고려 말기의 승려 경한(景閑; 1298~1374)이 선(禪)의 요체를 깨닫는 데 필요한 내용을 뽑아 상, 하 2권으로 엮은 책이다. 정식 서명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이며, ‘직지심체요절’ 또는 ‘직지’라고 줄여 부르기도 하고, ‘직지심경’으로 이름이 잘못 붙여져 있기도 하다. 원래 이 책은 경한이 입적하기 2년 전인 1372년(공민왕 21)에 직접 초록한 수고본(手稿本)이었다. 그 내용은 역대의 여러 부처를 비롯한 조사(祖師)와 고승들의 게(偈),송(頌),찬(讚),명(銘),서(書),시(詩),법어(法語),설법(說法) 등에서 선(禪)의 요체를 깨닫는 데 긴요한 것을 초록한 것이다. 이 책의 중심주제인 ‘직지심체(直指心體)’는 ‘직지인심견성성불(直指人心見性成佛)’이라는 오도(悟道)의 명구에서 따온 것이다. 그 뜻은 사람이 마음을 바르게 깨달을 때 그 심성이 바로 부처의 실체라는 것이다. 사람의 본성은 그 자체가 본시 청정하므로 선지식(善知識)의 도움에 의하여 자기 마음속에서 그 심성이 자정(自淨)함을 깨닫고 늘 자수(自修),자행(自行)하면 곧 불성(佛性)을 체득하여 자기 자신이 바로 법신(法身)이 되며, 자기 마음이 바로 불심이 된다는 요지이다. 즉, 사람이 눈을 외계로 돌리지 않고 자기의 마음을 올바로 가지면서 참선하여 도를 깨친다면 마음 밖에 부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마음이 바로 부처가 됨을 뜻한다. 이 책은 경한이 입적한 3년 뒤인 1377년(우왕 3) 7월 청주(淸州)의 교외에 있었던 흥덕사(興德寺)라는 절에서 금속활자로 찍어낸 것이 그 첫 인쇄본이다. 이 때 간행된 상, 하 2권 가운데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는 것은 하권 1책뿐이며,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직지(直指)’가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소장되게 된 경로는 이렇다. 1887년 주한 프랑스 대리공사로서 서울에 부임하여 근무한 콜렝 드 플랑시(Collin de Plancy; 1853~1922)가 우리나라에서 수집해 갔고, 이것이 1911년 골동품 수집가 앙리 베베르(H. Vever; 1854~1943)의 수증을 거쳐 사후 그의 상속인에게 넘어가 관리되어 오다가 1950년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기증되어 오늘에 이른 것이다. 이 책은 프랑스인 모리스 쿠랑(M. Courant; 18615~1935)이 1901년에 발행한 『한국서지 Bibliographie Corenne』의 부록에 일찍이 소개된 바 있었으나 책의 행방이 묘연하였는데, 1972년 ‘국제 도서의 해’를 기념하기 위한 도서전시회에서 출품됨으로써 처음 공개되어 비로소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이 책의 가치는 문헌에만 전하여지고 있던 여러 종류의 고려 금속활자 인쇄본 중 유일하게 전래되고 있는 것으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가장 오래된 귀중한 문화유산이 되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최초로 금속활자를 창안, 발전시킨 슬기로운 문화민족임을 공인받았으니, 우리에게는 더없는 긍지요 자랑이라 하겠다. 이 책이 세상에 소개되기 전에는 독일인 구텐베르크가 1455년에 찍어 낸 『42행 성서』가 가장 오래 된 금속활자 인쇄본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렇지만 이 책은 구텐베르크의 것보다 무려 80년 가까이 앞선 것이다. 한편, 이 책의 인쇄본으로는 흥덕사에서 찍어 낸 금속활자본보다 한 해 뒤인 1378년(우왕 4)에 찍어 낸 목판본도 남아 있다. 그 책에 적혀 있는 간기(刊記)에 의하면, 지금의 여주(驪州) 북쪽에 위치한 천녕현(川寧縣) 혜목산(慧目山) 소재의 취암사(鷲巖寺)에서 간행되었다고 한다. 그 목판본은 현재 국립중앙도서관과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장서각에 상, 하권 1책이 각각 소장되어 있으며, 그 중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장서각 소장본은 1992년에 보물 제1132호로 지정되었다.
다른 나라의 유사 사례
- 구텐베르크가 1455년에 찍어 낸 『42행 성서』를 ‘인류역사상 최초로 하나의 책을 원하는 부수만큼 생산해 낸’ 혁명적인 사건으로 평가하고 있다. 더군다나 그를, 그리고 그의 금속활자 인쇄술 발명을 인류가 이루어 낸 20세기 최고의 업적으로 평가하고 있기도 하다.
기대효과
- 인류가 인쇄기술을 발명하기까지 모든 기록이나 책은 손으로 쓰여 졌다. 그러다 보니 책의 다량 생산은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고 극소수의 사람만이 책을 통한 지식 전달의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따라서 책의 다량생산을 가능케 한 인쇄술의 발명은 인류역사상 혁명적인 사건이었다. 특히 그 ‘혁명’의 정점은 바로 금속활자 인쇄술이었는데, 그 ‘최초’가 우리의 고려시대였다는 긍지를 지니고 있다. ‘직지심체요절’은 현전하는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 인쇄물이라는 데에 그 가치 및 효과를 점하고 있다.
문화사업 및 비영리 분야에서의 활용방안
- 세계에 우리 인쇄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사업으로 활용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위축된 우리 출판인쇄문화를 활성, 제고시키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참고자료
- Courant. M., Bibliographie Corenne, Paris Imprimerie Nationale, 1901 천혜봉, 『羅麗印刷術의 硏究』, 경인문화사, 1980 천혜봉, 『한국금속활자본』, 범우사, 1993 한국정신문화연구원 편, 『재발견 한국의 문화유산』, 민속원, 1997 브뤼노 블라셀(권명희 옮김), 『책의 역사』, 시공사, 1999 <임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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