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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에서 가장 자주 만나게 되는 문화유적은 무얼까? 석탑의 나라 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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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에서 가장 자주 만나게 되는 문화유적은 무얼까? 석탑의 나라 한반도

여행지에서 가장 자주 만나게 되는 문화유적은 무얼까? 석탑의 나라 한반도

우리 땅을 여행하면서 가장 자주, 쉽게 마주치는 문화유적은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전국 방방곡곡에 보물처럼 숨겨져 있는 석탑(石塔)일 것이다. 실제로 통계를 내보아도 한 곳에 고정된 문화유산 중 가장 숫자가 많은 것이 석탑으로 집계되고 있다. 목재와 달리 불에 강할 뿐 아니라 어지간해서는 부서지지 않는 재료의 특성도 있지만 무엇보다 그만큼 절대적인 숫자가 많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를 가리켜 흔히 ‘석탑의 나라’라고 부르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탑(塔)’은 부처님의 신골이 안치된 조형물

인도 중부지방의 산치대탑. 기원전 3세기 중엽 아소카왕이 건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shutterstock 인도 중부지방의 산치대탑. 기원전 3세기 중엽 아소카왕이 건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shutterstock

불교의 창시자 석가모니가 입적한 후 그의 시신을 화장하고 남은 신골(身骨)을 봉안하기 위한 장치가 바로 ‘탑’이다. 말하자면 신골을 안치한 일종의 무덤인 셈이다. 부처의 신골은 흔히 ‘사리’라는 말로 불린다. 따라서 사리가 없으면 그것은 탑이 될 수 없다. 인도에서 처음 선보인 불탑(佛塔)은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둥그런 무덤 형태의 조형물이었다. 이런 원시적 형태의 탑은 아직도 인도에 남아있는 ‘산치대탑’ 등에서 그 원형을 볼 수 있다. 그런데 불교가 널리 퍼져 부처에 대한 신앙심이 깊어지자 곳곳에서 부처의 신골을 예배의 대상으로 삼기를 원했고, 그 결과 신골은 인도 전역은 물론 불교가 전파된 여러 나라로 퍼져나가게 된다. 그렇게 퍼져나간 신골을 정성스레 모시기 위해 여러 나라에도 제각기 탑이 만들어졌다.

독창적으로 발전한 우리나라의 석탑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수많은 탑들에 모두 사리가 안치되어 있는 것일까? 당연히 그럴 수는 없으므로 대부분의 탑에는 진짜 사리 대신 호박이나 마노와 같은 보석, 혹은 불경을 베낀 사경(寫經)이나 작은 탑, 심지어는 깨끗하게 씻은 모래 따위를 사리 대신 안치했다. 때문에 부처의 진짜 신골은 ‘진신사리(眞身舍利)’라 하고, 진신사리 대신 탑 내부에 모셔진 대용품들은 ‘법신사리(法身舍利)’ 혹은 ‘응신사리(應身舍利)’라고 부른다. 그러나 모조품, 즉 법신사리도 알고 보면 대부분 금이나 은과 같은 귀금속으로 상자를 만들어 그 안에 넣었다. 옛 불탑들이 도굴꾼들의 표적이 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남양주 봉인사 부도암지 사리장엄구. 부처님의 사리를 보관하기 위해 만들어진 용기다. ⓒ국립중앙박물관 남양주 봉인사 부도암지 사리장엄구. 부처님의 사리를 보관하기 위해 만들어진 용기다. ⓒ국립중앙박물관

우리나라의 불탑이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모양이었던 것은 아니다. 대륙을 통해 불교를 받아들였기 때문에 처음에는 중국의 영향을 받아 다층누각(多層樓閣) 형태의 목탑(木塔)을 만들었다. 그 유명한 경주의 ‘황룡사 구층목탑’이 바로 거대한 규모의 목탑이었다. 그러나 목탑의 형태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법주사 ‘팔상전’ 정도가 남아있을 뿐,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전해지는 목탑은 거의 없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창의성 뛰어난 우리의 선조들은 중국의 목탑을 맹목적으로 모방하는 단계를 넘어 우리만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지닌 새로운 탑을 창조하기에 이른다. 불탑의 낙원, 한반도의 석탑들은 이렇게 해서 창조되었던 것이다.

충북 보은 속리산 자락의 법주사 팔상전은 목탑의 형태를 띠고 있다 ⓒshutterstock 충북 보은 속리산 자락의 법주사 팔상전은 목탑의 형태를 띠고 있다 ⓒshutterstock

석탑, 여행지에서 가장 자주 만나는 문화유적

경천사 십층석탑은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겨지기 전 경복궁 뜰에 놓여있었다1 ⓒ국가문화유산포털 경천사 십층석탑은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겨지기 전 경복궁 뜰에 놓여있었다 ⓒ국가문화유산포털
경천사 십층석탑은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겨지기 전 경복궁 뜰에 놓여있었다2 ⓒ국가문화유산포털 경천사 십층석탑은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겨지기 전 경복궁 뜰에 놓여있었다 ⓒ국가문화유산포털

이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탑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국내 대부분의 절에는 모두 탑이 있고, 절이 없는 외딴 장소에서도 탑들을 볼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석탑을 보러 떠나는 여행은 단지 그 석탑만 만나고 돌아오는 것이 아니다. 석탑 주변에는 유구한 역사의 사찰이나 풍경이 아름다운 우리의 산하(山河) 등 또 다른 볼거리들이 있기 때문이다. 석탑은 하나의 기준점이 될 뿐, 문화유적 답사를 겸한 여행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서울이나 수도권 사람이라면 당장 이번 주말에라도 지하철을 타고 찾아갈 수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거대한 석탑을 만날 수 있다. ‘경천사지 십층석탑’이 그 주인공이다. 이 탑은 우리나라의 탑 중에서 계보를 찾아보기 어려운 아주 독특한 형태의 탑이다. <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경천사는 고려 몽고침략기인 1348년, 원나라 승상 ‘탈탈’이라는 자의 원찰(願刹)로 지어진 절이며 탑은 고려의 왕족인 진녕군 강융이 원나라 기술자를 데려다가 만든 것이라고 한다. 이 기록이 사실이라면 이 탑은 원나라 장인의 솜씨로 만들어진 이국적인 탑인 셈이다.

이 탑의 고향인 경천사는 지금은 갈 수 없는 북녘 땅인 경기도 개풍군 광덕면 부소산 자락의 고려시대 사찰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일제강점기 일본 고위 관료가 이 탑을 무단으로 반출해 일본에 있는 자신의 집 정원에 두었던 것을 10여 년 뒤에 되돌려 받았고, 이후 수십 년간 방치되다가 1960년에야 비로소 복원되어 한동안은 경복궁 뜰에 놓여 있었다. 현재 이 탑은 세밀한 복원작업을 거쳐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실내에 모셔져 있다.

우리나라 불교미술사에서 가장 이색적인 아름다움

구례 화엄사 사사자 삼층석탑 ⓒ국가문화유산포털 구례 화엄사 사사자 삼층석탑 ⓒ국가문화유산포털

경천사지 십층석탑은 불국사 석가탑과 같은 일반적인 탑과는 조형의 발상이 전혀 다른 탑 즉, ‘(이형탑파)異形塔婆’의 하나로 분류된다. 멀리 지리산 자락의 구례 화엄사의 사사자 삼층석탑 역시 이처럼 다른 형태의 탑이다. 구례 화엄사는 국보급 문화재들을 여럿 보유한 명찰이다. 민족의 영산 지리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어 여행을 겸할 목적으로 찾기에도 더할 나위 없다.

화엄사의 문화재들 중에서도 가장 유명하고 귀중한 문화재를 꼽는다면 우선 ‘사사자 삼층석탑’을 첫 손에 꼽는다. 일반적으로 석탑이 법당 앞에 있는 것과는 달리 이 탑은 각황전 왼쪽으로 난 언덕으로 조금 올라가야 만날 수 있다. 효대(孝臺)라고 불리는 이 언덕에서 우리는 우리나라 불교미술사에 가장 이색적이면서도 우수한 탑의 하나로 기록된 아름다운 탑을 만날 수 있다. 탑의 단층 기단 모서리 위에는 네 마리의 사자가 3층의 석탑을 머리에 이고 있는 모양을 하고 있다. 이 탑 말고는 국내 어디서도 비슷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특이한 형태이다.

통일신라의 걸작품 다보탑과 석가탑

불국사 다보탑(왼쪽)과 석가탑 ⓒshutterstock 불국사 다보탑(왼쪽)과 석가탑 ⓒshutterstock

경주 불국사는 외국인들도 자주 찾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사찰이다. 불경에 묘사된 극락, 즉 불국토의 형상을 조형적으로 재현하려한 세련되고 아름다운 건축미는 우리나라 전통 예술의 백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8세기를 대표하는 걸작이기도 한 불국사는 남북선상의 쌍탑식 가람배치를 기본으로 다양한 창의적 조형물로 가득 찬 공간이다.

사찰의 중앙에 동서로 자리 잡은 2기의 탑인 다보탑과 석가탑은 모두 한국 석탑의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뛰어난 조형물이다. 탑의 이름인 ‘석가’와 ‘다보’는 불경에 나오는 부처의 이름으로 두 분의 부처를 상징하고 있다. 석가탑이 감은사에서 완성된 이른바 ‘일반형 석탑’의 최고 걸작이라면 다보탑은 일반형 탑과는 다른 계보로 발전해온 이형탑파의 최고봉이다. 우리나라 석탑의 2대 양식의 정점을 이루는 보물이 한 장소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참으로 경이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석가탑 ⓒshutterstock 석가탑 ⓒshutterstock

유명 관광지로 여행을 떠났을 때 사찰에 들르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탑이라는 위대한 예술품 앞에서 그저 사진만 찍고 돌아오기보다 그 면면을 자세히 살펴본다면 더욱 뜻 깊은 여행이 될 것이다. 무관심 앞에서는 천하의 걸작도 무용지물일 뿐이다. 이제라도 관심을 가지고 우리 땅 곳곳에 숨겨져 있는 보물 같은 석탑들의 진면목을 발견한다면 여행은 훨씬 더 가치 있는 경험으로 남겨질 것이다. 우리나라는 ‘석탑의 나라’라고 불릴 만큼 많은 탑을 보유하고 있다. 기본적인 배경지식만 알고 가도 해당 문화재가 다르게 보이는 만큼 답사 여행을 떠나기 전 인터넷 검색을 통해 방문할 사찰이 보유한 석탑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경주 분황사 모전석탑 ⓒshutterstock 경주 분황사 모전석탑 ⓒshutterstock
월정사 팔각구층석탑 ⓒshutterstock 월정사 팔각구층석탑 ⓒshutterstock
의성군 탑리 오층석탑 ⓒshutterstock 의성군 탑리 오층석탑 ⓒshutterstock
부여 정림사지 오층석탑 ⓒshutterstock 부여 정림사지 오층석탑 ⓒshuttersto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