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뉴스

문경 천년 한지, 서울 도심서 숨결을 드러내다
등록일 2025-12-01 조회수262
 
경북 문경의 전통한지가 서울 도심에서 관람객을 맞는다. 경상북도 무형유산 전승교육사 김춘호 작가와 국가무형유산 한지장(韓紙匠) 김삼식 장인이 참여하는 특별전 ‘한지의 숨결 展’이 12월 7일까지 종로구 한지가헌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작품 전시를 넘어 문경 전통한지의 역사성과 실용성을 한눈에 보여주는 자리다. 전시에는 직지심체요절 복제본, 해인사 팔만대장경 인출용 한지, 루브르 박물관 수복용지와 국내외 박물관에 납품된 전통한지 샘플이 함께 전시되며, 문경전통한지학교 수강생들의 작품과 제작 과정 영상도 공개된다. 주최 측은 특히 학생들의 1년 제작 과정을 통해 한지가 ‘기다림의 공예’임을 강조한다.

문경전통한지는 루브르박물관 복원·수복 과정에서 국제적 주목을 받으며 명성을 쌓았다. 루브르의 전(前) 그래픽아트팀장이 문경의 닥나무 삶기와 발지, 건조 과정을 직접 확인한 뒤 “수백 년 이어온 방식 그대로의 종이가 가장 안정적이며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이 인연은 이후 실제 복원지 납품으로 이어졌고, 2023년에는 팔만대장경 인출용 한지 제작까지 성사됐다.
 


50년 넘게 한지 제작에 매진해온 김삼식 한지장은 전통 방식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전통 방식으로 한지를 만든다는 건 결국 자연을 받아들이는 일입니다. 장맛비, 바람, 물의 온도 등 자연의 변화 속에서 종이 한 장의 균질함을 지켜내는 것이 장인의 책임입니다.” 그는 이번 전시가 “문경 한지가 왜 세계 문화재 복원 현장에서 선택받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춘호 작가도 한지 제작의 핵심으로 ‘인내와 반복’을 꼽았다. 그는 “같은 손으로 떠도 어제와 다른 종이가 나오기 때문에, 한지는 늘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향해 수백 번 손을 움직이는 예술”이라며 “이번 전시는 전통한지의 아름다움뿐 아니라 그것을 지켜온 사람들의 마음을 느끼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경전통한지학교는 지난해 4월 출범해 닥나무 채취, 삶기, 초지(발지), 건조, 마감까지 전 과정을 교육해 기술을 체계화하고 다음 세대로 전승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전시에서 공개되는 학생 작품과 제작 영상은 한지가 단순한 전통품을 넘어 현대적 가치와 가능성을 지닌 공예산업임을 보여준다.

전시 공간인 한지가헌은 (재)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운영하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전시·강연·체험·한지상품 판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전통한지의 생활화를 추구하고 있다.

문경 한지는 단순한 종이를 넘어 자연과 장인의 손끝이 함께 빚어낸 문화유산이다. ‘한지의 숨결 展’은 그 긴 시간의 흐름과 전통의 의미를 관람객에게 차분하게 전하는 자리로 평가된다.

출처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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