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화
[정의]
당의는 조선시대 왕실에서 비빈과 공주, 옹주는 물론 상궁과 내명부들까지도 격식을 갖춘 문안 인사나 친잠례와 같이 작은 예식에 일상적으로 착용한 복식이다.
조선이 개항한 후 서양과의 외교에서 새롭게 받아들이기 시작한 복식제도 중에서 1894년 갑오의제개혁의 대례복(大禮服), 통상예복(通常禮服), 1895년 을미의제개혁의 대례복(大禮服), 소례복, 통상복색(通常服色)이라는 용어가 처음으로 사용되었는데 그 대상은 조신(朝臣)들, 즉 백관인 남성들이었다. 이후 대한제국기에도 정부에서 여성의 대례복, 소례복을 정한 바는 없었다.
일제강점기에 이왕직에서 1920년 이후에 편찬한 서적 중 장서각에서 소장하고 있는 『예복(禮服)』에는 ‘대례복과 소례복에 상당하는 조선 고유의 예복’에 대해 정리한 표가 실려 있다. 이 표에 의하면 대군비(大君妃), 왕자비(王子妃), 공비(公妃), 관위가 있는 사람의 부인의 소례복은 당의(唐衣)로 규정되어 있다. 대군비보다 신분이 높은 왕비, 왕세자비, 왕세손비의 경우 소례복은 원삼(圓衫)이었다. 즉 이 표를 따르면 왕비, 왕세자비, 왕세손비에게 당의는 일상복이었다고 추정된다.
『예복(禮服)』에 제시되어 있는 소례복인 당의의 도식은 두 종류이다. 공비(公妃)의 당의는 당의의 어깨선 및 소매중심선과 도련 아래에 금박을 하고 보를 달았으며 흰색 거들지가 달려 있다. 관위 있는 사람의 부인이 입는 당의는 특별한 장식이 없고 다만 거들지만 달려 있다. 이 시기에 당의를 착용하고 찍은 윤황후 사진을 보면 쪽머리에 화관을 쓰고, 전체 길에 수(壽)와 복(福)으로 금박한 당의를 입었으며, 삼작노리개로 장식하고 있다. 덕혜옹주의 머리모양은 알 수 없지만 화관을 쓰고, 금박장식한 당의에 보를 달았으며, 대란치마를 입고, 삼작노리개로 장식하였다. 당의의 대표적인 색은 초록색이고, 안감으로는 홍색을 많이 썼다. 당의에 초록색이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었으나, 자주색과 남송색(南松色), 백색 혹은 아청색(鴉靑色) 당의도 있다. 자주색은 동지(冬至), 남송색은 춘절(春節), 흰색은 단오(端午) 등 각 색마다 고유한 계절감을 담고 있다. 자색 당의는 왕비의 겨울용 당의이며, 왕비나 왕녀(王女)의 유물에서만 볼 수 있다. 백색 당의는 단오 이후 여름철에 입는 당한삼에서 혹은 국상(國喪) 때 착용했던 상복 당의에서 나타난다. 아청색 당의는 신분이 낮은 궁녀들이 왕실 혼례와 같은 중요한 행사에 입었던 것으로 보이며 유물로도 전해진다.
당의는 조선 후기에 들어 궁중에서 각종 행사가 늘어 자주 활용하게 됨에 따라 제작법도 다양해진 것으로 보인다. 당의에는 네겹당의, 겹당의, 홑당의, 깎은당한삼 등 바느질 방법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었다. 그중 가장 보편적인 당의는 겹당의이다. 초록으로 겉을 하고 안은 홍색이며, 자주색 고름을 단다. 네겹당의는 가장 격이 높은 당의였으며, 왕비의 유물이 세종대학교박물관에 남아 있다. 네겹당의는 안팎에 모두 홍색인 겹당의와 초록색의 겹당의를 한꺼번에 겹쳐 입는 것이다. 한편 홑당의를 네겹당의처럼 각각 완전한 형태로 만들어 겹쳐 입게 만든 것이 고려대학교박물관 소장 화순옹주和順翁主의 겹당의에서 나타난다. 홑당의는 여름철에 주로 입으며, 바느질 방법에 따라 두 가지 양식이 있다. 당의의 곡선을 그대로 살린 채 솔기를 가늘게 접어 만든 녹색 당의와 도련의 솔기를 돌돌 말아 감추어 바느질한 후 안으로 오그라들게 잡아당겨 입체적인 형태를 만든 깍은 당한삼이 있다.
참고문헌
『禮服』 (장서각 소장, K-2129)
국립고궁박물관(2010), 『영친왕 일가 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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