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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률

우리나라 여인들은 오월달이로다. 기쁨이로다.
이 시는 우리나라 여인들을 예찬한 작품이다. 우리나라 여인들이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일들을 하고 있음을 노래하여 우리나라 여인들이 지닌 다양한 능력과 무한한 가능성을 그려냈다. 이 시는 저항적 내용의 시가 아닌데도 많은 어구들이 삭제된 상태로 발표되었는데, 이것을 보면 당시 일본 총독부의 검열이 심했음을 알 수 있다. 이 시에 등장하는 생률이나 호두는 당시 생활상으로 볼 때 귀한 음식인데 우리나라 여인들의 생활수준이 향상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러한 소재를 사용했을 것이다.
수풀에서, 물에서, 뛰어나오도다.
여인들은 산과실(山果實)처럼 붉도다.
바다에서 주운 바둑돌 향기로다.
난류처럼 따뜻하도다.
여인들은 양에게 푸른 풀을 먹이는도다.
소에게 시냇물을 마시우는도다.
오리 알, 흰 알을, 기르는도다.
여인들은 원앙새 수를 놓도다.
여인들은 맨발벗기를 좋아하도다. 부끄러워하도다.
여인들은 어머니 머리를 가르는도다.
아버지 수염을 자랑하는도다. 놀려대는도다.
여인들은 생률(生栗)도, 호두도, 딸기도, 감자도, 잘 먹는도다.
여인들은 팔굽이가 동글도다. 이마가 희도다.
머리는 봄풀이로다. 어깨는 보름달이로다.
여인들은 성(城) 위에 서도다. 거리로 달리도다.
공회당(公會堂)에 모이도다.
여인들은 소프라노로다 바람이로다.
흙이로다. 눈이로다. 불이로다.
여인들은 까아만 눈으로 인사하는도다.
입으로 대답하는도다.
유월볕 한낮에 돌아가는 해바라기 송이처럼,
하나님께 숙이도다.
여인들은 푸르다. 사철나무로다.
여인들은 우물을 깨끗이 하도다.
점심밥을 잘 싸 주도다. 수통에 더운 물을 담아주도다.
여인들은 시험관을 비추도다. 원을 그리도다. 선을 치도다.
기상대에 붉은 기를 달도다.
여인들은 바다를 좋아하도다. 만국지도를 좋아하도다.
나라 지도가 무슨 ××로 ×한 지를 아는도다.
무슨 물감으로 물들일 줄을 아는도다.
여인들은 산을 좋아하도다. 망원경을 좋아하도다.
거리를 측정하도다. 원근을 조준(照準)하도다.
×××로 서도다. ××하도다.
여인들은 ××와 자유와 기(旗)ㅅ발 아래로 비둘기처럼 흩어지도다.
××와 ××와 기(旗)ㅅ발 아래로 참벌떼처럼 모여들도다.
우리 ×× 여인들은 ×××이로다. 햇빛이로다.

1928년 5월 <조선지광>지에 발표된 정지용(鄭芝溶: 1902-1950)의 시 「우리나라 여인들은」이다. 정지용은 휘문고보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교툐의 도시샤대학[同志社大學] 영문과에 재학 중이던 1926년 6월 유학생 잡지인 <학조(學潮)>에 시 「카페 프랑쓰」, 「슬픈 인상화」 등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30년 김영랑, 박용철 등과 <시문학> 동인으로 활동했으며, 1933년 <가톨릭청년> 편집주간을 맡았다. 서구적 감각의 시로 출발하여 정결한 정신 추구의 자연시로 전환하면서 일제강점기 최고의 시인으로 평가되었다. 해방 후 이화여전 교수, 경향신문 주필을 역임하였으나 1950년 6.25전쟁 중 북한공산군에 끌려간 뒤 행방불명되었다. 시집으로 『정지용 시집』, 『백록담』, 『지용시선』 등이 있으며, 산문집으로 『지용문학독본』, 『산문』 등이 있다.
이 시는 우리나라 여인들을 예찬한 작품이다. 우리나라 여인들이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일들을 하고 있음을 노래하여 우리나라 여인들이 지닌 다양한 능력과 무한한 가능성을 그려냈다. 이 시는 저항적 내용의 시가 아닌데도 많은 어구들이 삭제된 상태로 발표되었는데, 이것을 보면 당시 일본 총독부의 검열이 심했음을 알 수 있다. 이 시에 등장하는 생률이나 호두는 당시 생활상으로 볼 때 귀한 음식인데 우리나라 여인들의 생활수준이 향상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러한 소재를 사용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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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자
(사)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집필자
차충환
발행기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원연합회
저작권자
이숭원, 『정지용 시의 심층적 탐구』(태학사, 1999)
분야
문학[현대시]
참고문헌